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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달의 공감수첩❄ 설악산에 반하다 - 하진달에세이
  • 기사등록 2019-11-28 07:42:32
  • 기사수정 2019-11-28 07: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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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어머니께서 항상 하신 말씀이 "눈같이 게으른 것이 없고 손처럼 부지런한 것이 없다"고 하셨다. 뭔 일이든 눈은 저걸 언제하나 하는데 어느새 손발은 움직여 일이 금방 끝난다는 것이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느긋하게 일어나 준비해서 숙소 밖으로 나오니 눈앞에 펼쳐진 설악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와우!" 탄성이 절로 나왔다. 




어제 하루 종일 비가 왔는데 설악의 정상엔 밤새 눈이 내려 장관이다. 비온 뒤라 공기도 맑고 상쾌하다. 봄날처럼 따사롭다. 날씨 좋구나하며 신흥사로 향했다. 신흥사 지나 비선대 지나 금강굴이 목적지다.


신흥사에서 비선대 가는 길목길목도 정갈하고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것이 더 이상 무얼 바라리. 


금수강산이다. 계곡에 흐르는 물은 맑고 청량하다. 비선대에서 금강굴 가는 길은 도의 경지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항상 하신 말씀이 "눈같이 게으른 것이 없고 손처럼 부지런한 것이 없다"고 하셨다. 뭔 일이든 눈은 저걸 언제하나 하는데 어느새 손발은 움직여 일이 금방 끝난다는 것이다. 


그랬다. 비선대에서 금강굴을 바라보니 저길 어떻게 가나? 싶었는데 올랐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는 옛시조 한 구절을 생각하며 앞만 보고 올랐다. 




올라가면 갈수록 외설악의 풍광이 온갖 시름을 잊게 한다. 너무나 아름다워 영육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이 감동을 어디다 비길까? 


나 자신이 사랑스럽고 대견스러워 나에게 잘했다고 부처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금강굴에 올라 부처님 전에 삼배하고 뒤돌아 바라본 눈앞의 외설악은 웅장하면서도 아름답고 아름다우면서도 마음을 환희로 가득 채워준다.  순간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런 기분을 알 것 같다.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불가사의, 어떻게 이곳에 자리를 잡고 기도삼매에 들었을까? 여기까지 길을 닦은 일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인간의 능력이 신의 경지다 무한하다.


많은 분들께 감사가 절로 나온다. 내려오려고 하는데 중년의 남자 두 분이 올라와 배낭에서 주섬주섬 물과 커피를 꺼내 주인 없는 선반에 올려  놓는다.


 기도하는 스님이 드실 수도 있을 것이고 목이 마른 힘든 분 누군가에게 보약 같은 물 한잔 커피 한잔이 될 것이다. 배려, 아름다운 나눔이다. 그렇구나. 저런 모습이다. 생색내지 않으면서 감동을 주는 것이다. 나도 배워야겠다. 





내려가는 길은 생각보다 쉽게 내려왔다. 설악의 매력에 이번 여행이 더욱 빛났다. 눈에 담고 마음에 담고 한동안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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