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종천 과천시장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 된 뒤 취한 행동 중에 공통점이 하나 있다. 관사에 입주하기로 한 것이다. 공통점은 여기까지다. 차이점이 더 많다.
이재명 지사는 비교적 투명하게 관사입주를 진행하려 했다. 이재명 지사는 취임 3주 뒤인 2018년 7월 실국장회의에서 “관사를 다시 쓸 수 있는 방안을 한 번 검토해 봐라”고 했다. 이후 경기도 ‘1급 관사’가 부활했다.
김종천 시장은 은밀하게 진행했다. 부시장이 살던 관사에 입주하기 위해 시민들은커녕 의회도 모르게 2급관사를 1급관사로 조례 내부규정을 바꿨다. 입주도 슬그머니 해 관사에 입주한 지 한 달이나 지나 첫 보도가 나갔다. 그가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걸어서 1분 거리인 관사에 입주한 것은 1월 26일이고 이슈게이트가 첫 보도한 시점은 2월27일이다.
관사 문제가 이슈화한 뒤에도 두 사람의 태도는 판이했다.
과천시의회 윤미현 의장 등 의장단이 3월11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 시장 관사 퇴거 요구’를 공개 촉구했지만 김 시장은 묵살했다. 최근 MBC 인터뷰에선 “우발적 경제 사정 때문에 6억5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꺼내 반은 쓰고 반은 은행에 넣어두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회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시정의 안정성을 위해” 관사를 반납하거나 관사에서 퇴거할 방침이 없다는 것을 밝혔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있는 ‘1급 관사’(사진)로 옮기려고 했지만,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관사입주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MBC와 인터뷰에서 1급 관사 사용에 대해 “관사가 아니라 공관, 업무 공간”이라면서 “입주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담당 팀장은 “원래 집무실로 쓸 계획이었지만, 비난 여론이 일어 이 지사가 입주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낮에 잠깐 한두 시간 쉬려고 몇 번 들른 걸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밤에 잠을 잔 건 아마 을지훈련 당시 며칠 뿐인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집무실로 쓰인다는 2층은 MBC의 거듭된 요청에도 공개하지 않았다. 2층에는 안방이 있고 도 예산으로 새로 구매한 침대(500만 원), 안방 욕실 욕조(143만 원), TV 2대(193만 원)가 들어갔다. 경기도는 1급 관사로 되돌리면서 비품 3,743만 원 어치를 새로 샀다고 밝혔다. 공사비 등 총 5,808만 원의 예산을 썼다.
이재명 지사의 재산은 28억 5,150만 원(2018년 말)이다. 이 지사 부부 소유 아파트는 경기도 분당구 수내동에 있다.
경기도지사는 외국 손님이 적잖게 맞아야 한다는 점에서 관사가 필요한 측면은 있다. MBC보도에 따르면 이 지사도 “도지사가 공관이 있어야지, 외부 손님 오면 식당에서 밥 먹을 순 없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관사도 크다. 지상 2층 단독주택에 대지 9,225㎡(2,790평), 연면적은 813㎡(245평)다. 부동산 가치는 65억 8,550만 원(2019년 공시지가 및 시가표준액 기준) 이다.
2016년 남경필 전 지사가 관사에 ‘굿모닝하우스’란 이름을 붙여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도민들에게 문을 열었는데, 이 공간을 이재명 지사가 ‘1급 관사’로 되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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