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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원 장편소설/ 들녘

조선 세종 시기 김종서와 이징옥이 두만강 유역에서 군대를 이끌고 육진을 개척하는 장면을 담은 작가 김태의 민족기록화. 전쟁기념관 소장 

장군 이징옥은 세종·문종·단종 3대에 걸쳐 함경도의 육진을 개척하고 지킨 주인공이다. 문신으로서 김종서가 있다면 무신으로서는 이징옥이 있다. 육진 개척과 방어의 공으로 따진다면 이징옥이 김종서보다 오히려 클 것이다. 그런 그가 수양대군(세조)의 계유정난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조선의 역사에서 영원한 반역자가 됐다. 과연 그는 역신인가? 

세계일보 편집국장과 논설실장을 지낸 현직 언론인 강호원 작가의 역사소설 ‘물망’은 일종의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이다. 이징옥은 잘못된 권력 수양대군에 항거한 죄로 영원한 역신으로 기록됐다. 강 작가는 이를 바로잡고자 분연히 ‘물망’을 썼다고 했다.

“조선의 역사는 수양대군의 시각에서 쓰였다. 그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조선의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조선 전기 무신 이징옥은 세종 때 북방 6진 개척에 공을 세운 용장으로 김종서의 뒤를 이어 함길도 도절제사를 지냈다.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르면 단종 때인 1453년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으로 사실상 왕권을 잡고 이징옥을 불러올리자 서울로 오던 그는 정변을 눈치 채고 돌아가 자신의 자리에 임명된 박호문을 죽였다. 그리고 스스로 대금황제(大金皇帝)라 칭하며 도읍을 오국성(五國城)에 정하려 하니 야인(野人)들이 복종했다고 한다. 이징옥은 군사를 일으켜 수양대군에 맞서려 했지만 결국 수하 장수들의 계책에 넘어가 살해됐다. 거병은 난으로 이징옥은 역적으로 기록됐다. 


 

강 작가는 이징옥에 대해 우리가 아는 지식을 깨뜨린다. 이징옥은 역심으로 군대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종신들을 피살하고 단종을 구금 상태에 두며 왕위 찬탈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에 반기를 들고 종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의거한 것이라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강 작가는 근거로 세종실록 등 수많은 증빙자료를 내민다. 세종실록은 이징옥을 애민 정치를 펼쳤던 참 수령이자, 왕의 두터운 신임을 입었던 충신이라 평가하고 있다. 

소설 ‘물망’은 조선왕조실록 등 갖은 역사서를 천착해 감춰진 진실 하나하나를 낚아 올린다. 숨겨지고 왜곡된 사실을 친밀한 언어로 파사현정하려는 그의 작업은 진지하고 흥미롭다. 

강 작가는 옛 조선(고조선)과 부여, 고구려, 발해로 이어지는 북방 역사를 함께 일군 여진인을 오랑캐라 부르며 적대시하는 편협한 역사 인식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물망'은 그런 안타까움을 품고 쓴 소설이다. 저서로 '중국에서 대박난 한국 상인들', '베이징 특파원 중국경제를 말하다'(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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