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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재수사, 사건 내막 가장 많이 아는 조응천을 뺀 이유 - 민정팀과 경찰의 진실게임 양상...당시 권력 기관 암투 규명 필요해
  • 기사등록 2019-03-27 16:09:59
  • 기사수정 2019-03-27 16: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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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 전 경찰청장이 김학의 동영상 내사 사실 몰랐는지 속였는지도 의혹

당시 수사라인도 불러 철저한 진상규명 필요  



검찰과거사위원회가 25일 김학의 전 법무무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곽상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이중희 민정비서관을 검찰에 수사의뢰하면서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은 뺀 것을 두고 정치권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과거사위의 이러한 판단이 설득력이 있는지 당시 사건과 관련 인물을 추적해볼 필요가 있다.



♦ “당시 경찰 질책하고, 책임 물었다”는 조응천 인터뷰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 문건 파문과 관련, 2014년12월1일(12월4일보도) 조선일보와 인터뷰했다. 

그 때 그는 김학의 전 차관 인사를 언급했다. 

그는 “경찰에 그 사람과 관련해 내사를 진행 중인 게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면서 “하지만 나중에 그와 관련된 의혹이 불거졌고 경찰 지휘 라인에 대해 책임을 물어 인사 상 불이익을 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검증보고서를 쓴 장본인이다. 당시 조 비서관이 “내사가 없다”는 경찰 답변에 김기용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에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었고, 김 청장 등은 “책임지겠다”는 말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아래 표에서 보듯 성접대 동영상 관련 소문이 이미 쫙 시중에 돌고 있었다. 그런데도 인사 검증에 실패한 꼴이 대 권력내부로부터 지적을 받은 조응천 전 비서관이 화가 나지 않았을리 만무하다.


지난 26일 MBC는 조 의원의 당시 행동에 대해 구체적 사실을 보도했다. MBC는 “당시 경찰이 임명 전에는 내사 사실이 없다고 하다 임명 당일 오후에 와서 동영상이 발견돼 내사한다고 말해, (조 전 비서관이) "왜 이제야 말하느냐"고 질책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확인되듯 조 전 비서관이 당시 사건의 내막에 가장 근접한 사람으로 보인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이 2013년 3월13일 임명발표 되기 전 경찰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그를 고소한 여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성접대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었다. 


♦경찰은 왜 임명발표 오후에 움직였을까 


조 비서관은 “동영상 내사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인사 검증 보고서에 담았고 청와대는 2013년 3월13일 법무차관으로 임명 발표했다. 

김학의 파문은 임명 직후 확 불이 붙었다. 임명되기를 기다렸다는 듯 성접대 동영상 내사 사실이 흘러나오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김학의 사건이 순식간에 확대됐다. 결국 김학의 전 차관은 청와대의 임명 발표 8일, 취임 6일만인 21일 자진사퇴했다. 

최근 MBC. SBS, Jtbc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임명 발표한 13일 오후에 동영상 내사사실을 구체적으로 보고했다. 1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로 볼 때 결과적으로 당시 경찰은 김학의 전 차관을 곤경에 빠뜨리고 같은 검찰 출신인 곽상도 민정수석과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도 같이 함정에 몰아넣은 셈이 된다. 

이때부터 경찰에 대한 인사 조치가 시작됐다. 15일 아침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김기용 경찰청장이 낙마하고 이성한 경찰청장으로 바뀌었다. 

당시 수사 라인도 완전히 물갈이 됐다. 이해 4월5일 김학배 경찰청 수사국장은 울산지방청장으로 발령났다. 같은 달 15일 성접대 의혹 수사팀을 이끌던 이세민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으로 전보 조치됐다. 

문책성 인사인데 조응천 전 비서관이 “경찰 지휘 라인에 대해 책임을 물어 인사상 불이익을 준 적도 있었다”고 말한 것은 이 부분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경찰 일각에선 당시 수사권 독립 문제로 검찰과 갈등을 빚던 경찰대 출신 간부들이 이를 경찰청장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몰래 내사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김 전 차관이 법무차관이 된 뒤에 내사 사실을 터뜨려 검찰 도덕성에 타격을 주고 수사권 독립 이슈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한 내사는 이세민 수사기획관을 비롯한 경찰대 출신들이 주도했다.


♦당시 김기용 경찰청장은 허위보고했나? 물 먹었나? 


조응천 전 비서관 언급에 따르면 당시 김기용 경찰청장이 “김학의 동영상 내사 사실이 없다”고 한 것은 청와대를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인데 그가 왜 그랬느냐에 초점이 모아진다. 

일단 김학의 동영상 내사 사실을 몰랐다는 설이 우세하다. 

jtbc가 26일 김기용 전 경찰청장 인터뷰를 내보냈는데 여기서 “당시 김 전 총장이 몰랐을 것”이라는 설에 무게를 실어주는 단서가 나온다. 

그는 “임명 전에 보고가 된 건 확실해요”라면서도 “김 전 차관 임명 전에 '그런 동영상이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 동영상 내용의 인물이 김학의 차관으로 보인다' 이 정도는 당연히 보고가 됐을 거예요”라고 한 것이다. 

직접 자신이 보고받거나 그래서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인터뷰한 것이 아니라 정황과 짐작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경찰이 김 전 차관의 내사, 혹은 수사에 대해 어떠한 말도 청와대에 하지 않았다"며 "허위보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Jtbc인터뷰에서 “동영상을 입수를 해서 내사에 착수하면 그런 거는 청와대 보고할 사안이 아니에요. 그건 어떻게 보면 청와대의 권한 밖의 일이에요. 수사를 하든지 말든지 그건 상관없어요”라고 말했다.

 이로 미뤄 김학의 전 차관 임명 전에 경찰이 내사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곽상도 전 민정수석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페이스북


이로 미루어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을 재수사하면서

▶당시 김기용 전 청장과 경찰수뇌부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 이들이 조 전 비서관 말대로 김학의 동영상 내사 사실을 임명 발표 전에 미리 보고했다면 사회적 파문을 줄였을 것이다. 아무리 경찰의 수사권 확보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공직의 기본책무를 방기하면 직무유기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방송인터뷰에서 "당시 압박을 받았다. 우리는 미리 동영상 내사사실을 보고했다“고 말하고 있다. 진실게임 양상이 된 것이다. 권력기관끼리 암투가 있었다면 철저히 밝혀야 한다. 이 또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검찰이 규명해야할 대목이다. 


또한 ▶당시 사건의 내막을 가장 많이 아는 조응천 현 더불어 민주당 의원을 수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 수사를 통해 경찰을 왜 질책했는지, 경찰에 대한 물갈이 인사가 왜 이뤄졌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곽상도 전 민정수석이나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은 그에 비하면 한 다리 건너 있었던 사람이다. 재수사를 한다면 조응천 현 민주당 의원이 당연히 포함돼야 할 것이다. 


과거사위가 곽상도 한국당 의원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그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딸가족에 대해 폭로를 한 것에 앙심을 품은 것이라는 한국당의 주장이 나온다. 

조 의원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두고 과거사위원회의 편향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사위원회로서는 정치적 판단이라는 비난을 사면서도 조 의원을 빼준 것은 그가 이 사건의 주요인물로 부각되는 것이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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