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지지율 하락 원인을 전(前) 정권의 교육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큰 가운데 민주당 홍익표 의원도 ‘전 정권의 반공교육 때문에 20대가 보수적’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전 정권의 교육이 잘못돼 20대들이 민주주의를 모르고 중고등학교 때 반공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북한에 적대감을 갖는 것이라는 발언이다.
교육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발언이다. ‘반공’ 이라는 단어가 역사 속 유물이 된지 오래 전이다. 홍 의원은 청소년들이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직접 들어보고 그런 소릴 해야 한다.
20대가 민주주의를 모른다는 설훈 의원의 말은 모욕에 가깝다. 초등학교 반장선거 현장만 봐도 그런 소리 못한다.학교에서 선거가 벌어지면 지지후보를 연호하며 축제하듯 해 시끌벅적하다.
지금의 20대는 1989~1999년 사이에 태어났다. 지금의 20대 중후반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에 대부분의 학창 생활을 보냈다. 이 시기에 이해찬 현 민주당 대표가 교육부장관을 역임하고 토론과 논술 공부를 얼마나 시켰는지 모르는가. 두 정권이 대북 햇볕정책을 폈는데 초·중·고 어디에서 누가 반공교육을 한단 말인가?
북한에 대한 교육은 주로 사회나 도덕, 윤리교과에서 담당한다. 교육과정에서 북한 관련 교육은 주로 통일교육이나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에 대해 교육한다. 또 북한 바로알기 및 남북한 이질화 극복방안과 탈북자들의 증가에 따라 그들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남북한 하나 되기 교육이 대부분이다.
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통일교육에 앞서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재수 없다”, “기분 나쁘다”, “ 통일을 왜 해야 하느냐?” 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20대들은 전쟁을 경험하지도 않았을 뿐 더러 전후세대처럼 부모형제가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도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북한의 존재는 먼 나라 이웃일 뿐이다.
30여년 간 중등학교에서 윤리교과를 담당한 임 모 교사는 반공교육을 받은 80년대 학생들이 오히려 북한에 더 우호적인 정서였다고 말한다. 물질적 가치가 중요한 청소년들에게 북한은 내것을 나눠줘야 하는 못사는 친구나 이웃일뿐이다. 같은 우리민족끼리 잘 살아야 한다는 민족주의 개념은 어른의 사고인 것이지 20대의 사고가 아닌 것이다.
설 의원이나 홍 의원이 10대나 20대와 터놓고 얘기를 해서 그들의 정서를 이해했다면 이런 발언을 할 수 있을까. 최악의 고용률로 불만이 가득한 20대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기보다는 북한바라기만 하는듯한 문재인 정부가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20대의 생각과 정서가 잘못이라며, 민주주의 교육을 시키고 반공교육 대신 친북교육시킨다는 집권당 의원들의 발상은 '꼰대'의 생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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