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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서의 재편과 우리 안보환경의 변화 -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학과장) 채성준
  • 기사등록 2022-07-20 05:50:44
  • 기사수정 2022-07-20 19: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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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 양극체제 붕괴 이후 탈(脫)냉전시대 안보환경의 특징은 국제질서의 다극화에 따른 불확실성(Uncertainty) 증대와 더불어 안보위협 주체의 복잡ㆍ다기화 및 안보위협 성격의 초국가화로 규정할 수 있다. 

안보의 개념 역시 전통적 안보(Traditional Security)의 중요성과 시급성이 낮아지면서 군사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산업기술·자원·환경·생태에 이르기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었다. 


채성준 교수. 



특히 내전 발발의 증가, 난민·기아의 확산, 범죄와 경제적 빈곤 심화 등에 직면하면서 ‘인간안보’라는 근본적 문제가 대두되기도 하였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신흥강국 중국이 초강대국 미국과 글로벌 패권을 두고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에서 전방위적인 경쟁을 벌이면서 국제질서가 또 다른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게 되면 기존의 강대국이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과 같은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투키디데스의 가설’을 내세워 이를 신(新)냉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민주주의 국가 대(對) 반(反)민주주의 국가라는 대결 구도가 확인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보환경은 이처럼 냉혹한 국제질서 속에 냉전체제의 산물인 분단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북한과 군사적 대치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 더구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미·일·중·러 4강이 바로 신냉전 시대의 주체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알 수 있었듯이 미국은 양국 간에 군사동맹을 넘어 기술동맹, 경제동맹으로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같은 이중적 자세는 더 이상 설 땅이 없다. 미·일동맹은 강화될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돈독해질 것이다.

 

 이처럼 국제질서가 변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의 안보태세를 보다 새롭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안보위협 대상은 물론 주적인 북한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한 군비 태세를 확립해야 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상응하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정부에서 보여준 북한 눈치보기식의 대북정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었다. 


다만 사안의 성격상 우리나라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그렇지만 현재와 같은 신냉전 구도 하에서 과거처럼 ‘6자회담’을 통한 해결방식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음으로 안보개념의 확대에 따른 능동적 자세이다. 오늘날 세계 패권 국가들은 식량, 에너지, 희소자원, 첨단기술 등을 자신들의 패권을 강화하고 국가이익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이용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9년 7월 4일 일본으로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 제재를 당한데 이어, 2021년에는 ‘요소수 대란’까지 겪으면서 산업경제 분야의 위협이 단순히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군사 분야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게다가 미·중 간 패권경쟁이 군사적, 영토적 문제를 넘어 무역분쟁, 경제전쟁으로 확대되면서 이에 따른 제반 경제적 위협으로부터 우리 경제를 지키자는 ‘경제안보’라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신(新)보호무역주의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쟁국의 산업 및 핵심기술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범부처적 접근을 통해 조정과 총괄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구축이 요망된다. 

  

마지막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깊이 인식해 어느 한 축이라도 자신들의 국가이익을 좇아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도록 경계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 정글의 법칙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정치(power of international polictics)에서는 적자만이 생존(survival of the fittest)할 수 있다. 


구(舊)한말 세계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겪은 수모와 국권 상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궁극적으로는 자주국방의 기틀을 확고히 해야 하는 이유이다. 



채성준 교수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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