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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의 자충수에 빠진 청와대 - 미-북 충돌에 벙어리 냉가슴 앓을 뿐...빽기자의 세상만사 (40)
  • 기사등록 2018-05-25 18:12:30
  • 기사수정 2018-05-27 18: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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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기고만장했다. 한국 정부가 저자세로 북한 요구를 다 들어주자 일방적으로 고위급회담을 취소하고 맥스선더 한미 훈련을 비난했다. 한국기자단의 풍계리 핵실험장 취재를 막판까지 거부하다 마감시간에 임박해 허가했고 태영호 전 북한 주영공사의 조치를 요구했으며 류경식당 여종업원들의 북송을 요구했다. 미국의 펜스 부통령 표현대로 하자면 그는 한국을 갖고 놀았다.


▲ 트럼프와 김정은의 고래싸움에 청와대가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돌변에 노심초사하자 김정은은 자신의 능력에 도취됐다. 미국의 강경파를 향해서도 엄포를 놓기 시작했다. 먼저 김계관 외무성 1부상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사이비 우국지사’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펜스부통령을 ‘아둔한 얼뜨기’라고 성토했다. 두 사람의 뒤에는 김정은이 있다.
김정은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잘못 봤다. 미국은 한국이 아니고 트럼프는 문재인이 더더욱 아니다. 트럼프는 킹콩처럼 테이블을 엎어버렸다.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해버렸다. 그것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쇼를 벌인 직후다. 그 동영상이 세계방송사의 주요 뉴스에 오르기 전이다. 북한이 극적인 선전전을 통해 판을 주도하기 전 싹을 잘라버렸다.

▲ 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원산 로이터연합뉴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한국에만 통한다. 문재인의 부추김에 김정은은 착각했다. 북한이 줄을 당기니까 미국은 줄을 끊어버렸다. 전략적으로 행동하던 김정은의 대형실책이다. 한국은 줄을 당기면 당겨져 오는데 미국에는 그런 전략이 먹히지 않는다. 펜스 부통령 말대로 “트럼프를 가지고 놀려다” 트럼프에 되치기 당한 꼴이다.
김정은은 트럼프가 미치광이 카드를 들고 나오자 즉시 대화카드를 내놓았다. 다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나섰다. 그는 담화서 “미국과 아무 때나 마주앉아 대담하고 열린 자세로 문제를 풀 용의가 있다”고 했다. 미국이 초강수를 내자 작전 상 한 발 물러 선 것이다. 전형적인 공산당의 ‘담담타타’ 전술이다.

트럼프는 즉각 트위터를 통해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며 "아주 좋은 뉴스를 받았다"고 환영했다. 두 사람은 포커판을 거두지 않았다. 트럼프는 뒤집은 테이블을 언제 다시 바로 세울지 모른다. 테이블에는 남한의 안전과 재산이 올라 있는데도 우리는 두 사람의 충동과 억지 분노에 맡겨둔 채 그저 보고만 있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보좌진들은 낙관적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한미 정상회담 후 “회담이 잘 됐다. 남북고위급 회담이 곧 열릴 것”이라고 했다. 정의용 청와대안보실장은 “미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99.99%”라고 장담했다. 이런 낙관론은 흐름과는 정반대다. 결과는 미북회담 취소로 나타났다. 문재인정부는 낙관론의 자충수에 빠졌다.
유능한 중재자라는 칭찬에 으쓱하던 청와대다. 그런 청와대가 갑자기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판을 흔들고 깨도 그냥 침묵 또 침묵... 그리고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드는 것 외에 대책이 없다. 좋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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