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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라는 동물은 유순하여 길들이면 올라 탈 수 있다. 그러나 그 목 아래 한 자 길이의 거꾸로 난 비늘이 있는 경우 그 용을 길들인 사람일지라도 그 비늘을 건드리면 반드시 죽는다. 군주에게도 역린이 있다. 설득하려는 자는 군주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을 수 있어야 설득을 기대할 수 있다. ''
한비자의 세난편에 나오는 말이다. 전국시대 법가의 사상가인 한비자가 유세의 어려움에 대해 논한 것이다.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는 천하통일을 위해 주변 6개국 가운데 힘이 약한 한 나라를 공격하려 했다. 그러나 한나라 왕 안은 대비책을 세우지 못하고 허영이 가득한 인물들만 등용하고 있었다. 한비자는 왕에게 여러 차례 부국강병을 위한 전략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에는 진나라의 공격을 막기 위해 한비자를 사신으로 보냈다. 진시황은 그의 저작을 읽고 감탄하여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 했다. 결국 진시황은 한비자를 억류하고 한나라를 공격하여 멸망시켰다.
한비자가 자신의 유세가 거부당하는 설음과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역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유래가 되었다. 과거 우리의 왕조시대에도 간신들에게 포위되어 앞을 못 보는 임금에게 진언을 하다가 유배를 가고 목이 잘리기도 했다. 해방이후 자유대한민국이 정착되면서도 권력자에게 '불가'를 외치다가 주군의 역린을 건드려 죽임을 당했다.
생명을 걸고 권력자의 불의에 항거하다가 목이 잘리거나 숨이 붙어 있어 죽지는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한비자 같이 '세난'의 변을 남길 만한 필력이 없는 자는 할 말도 못하고 죽어 갔다
그러나 지금은 말로 외처도 시공을 초월해 퍼져 나가게 할 수 있다. 아직도 현실은 '사즉생' 각오로 불의의 역린과 싸워야 할 의인의 결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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