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송인배 청와대1부속비서관이 드루킹으로부터 200만원을 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 액수에 대해서 청와대는 ‘통상적 수준’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송인배 비서관은 대선 이후 그전에 사용하던 전화기를 바꿔 드루킹 관련 메시지가 하나도 없는 등 증거가 인멸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송인배 비서관은 2016년 6월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드루킹간 만남을 주선한 뒤, 그 해 11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비롯해 12월과 2017년 2월 각각 자택 인근 술집까지 총 4차례 드루킹 및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측과 만났다고 해명하고 있다. 드루킹은 느릅나무 출판사와 경공모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송인배 비서관이 경공모 측으로부터 받은 사례비는 초기 두 번에 걸쳐 각각 100만원씩 200만원이었다고 한다.
무슨 거창한 강연 같은 것도 아니고 단순히 모여서 밥먹고 차마시고 하면서 얘기나눈 데 대한 사례비였다. 2016년6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내 김경수 의원실에서 경공모 회원들과 김 의원을 만나고 회관 2층 커피숍에서 100만원을 받았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의결이 된 직후인 2016년11월 느릅나무 출판사 구내식당에서 경공모 회원 10여명과 식사를 한 뒤 역시 '간담회' 사례금 명목으로 100만원을 받았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송 비서관과 드루킹간 '악의적 연관성'을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200만원이 작은 액수라 판단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는 "이런 간담회를 할 때 통상적 수준을 벗어난 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송 실장이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경공모 회원들이 자신들의 모임에 정치인을 부르면 소정의 사례를 반드시 지급한다고 해 받았다"며 "송 실장이 (경남) 양산에서 올라왔던 만큼 그런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차례에 걸쳐 이뤄진 간담회의 주제는 소액주주 운동, 경제민주화를 비롯해 당시 정치상황이나 정국 전망에 대한 토론이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송 비서관은 또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텔레그램'만을 사용하는데, 선거 이후 전화기를 바꿔 과거 드루킹과 주고받은 메시지는 현재 없다고 김 대변인은 부연했다. 메시지는 기사가 아닌 정세 분석 관련 글이었다 한다.
김 대변인은 아울러 송 비서관이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 댓글 여론조작에 대해선 경공모 측과 상의하지도 않았고 관련 시연을 본 적도 없었다고 전했다. 단지 송 비서관은 "좋은 글이 있으면 회원들 사이에 많이 공유하고 관심을 가져달라"고만 말했다 한다.
송 비서관은 민정수석실에 자신과 드루킹이 만난 일을 자진신고 했는데 이는 김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드루킹과의 관계를 공개한 지난달 16일쯤이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송 비서관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조사는 지난달 20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대면조사로 이뤄졌다. 김 대변인은 "이 건과 관련해 청와대 내 추가 조사자는 없었다"고 했다.
이후 민정수석실에선 △대선시기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라도 만나는 게 통상활동 △송 비서관이 김 전 의원과 드루킹을 만나게 해준 것도 이런 활동의 일환 △정부 출범 이후 송 비서관과 드루킹이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어 사실상 내사종결을 했다 한다.
김 대변인은 "민정수석실은 이 같은 내용을 임 실장에게 보고했고 임 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특별히 보고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이날(21일) 문 대통령에게 송 비서관 건을 공식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있는 그대로 밝힐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또 '송 비서관이 김 전 의원에게 드루킹을 소개했다'는 보도에 대해 "송 실장은 드루킹을 전혀 알지 못하고 (송 실장이 알던) A부부가 간담회를 갖자고 해 간담회 장소에 가보니 드루킹이 있었던 것"이라며 "통상적 의미의 소개는 아니다"고 했다.
송 비서관은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의 방미(訪美)일정에 동행했다. 그는 기존 업무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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