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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론' 이낙연 국무총리가 광주에서 벌인 퍼포먼스 - 일국의 총리가 전 대통령 기념비 밟아 모욕 줘야 했나 ...빽기자의 세상만사…
  • 기사등록 2018-05-18 16:14:06
  • 기사수정 2018-05-21 16: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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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5.18 옛 묘역 내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찾아 바닥에 묻힌 `전두환 기념비`를 밟고 있다.


국무총리 이낙연(66)은 경험 많은 기자출신이다. 그만큼 뜨거운 가슴 못지않게 냉철한 머리를 중하게 여긴다. 국회의원 시절에도 논리와 이성에 가득찬 차분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대했다. 전남지사 시절도 마찬가지다. 그가 순간의 인기를 얻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과 행동을 한다는 지적을 들어본 적이 없다. 언제나 침착하고 지성적이었다.
그런 이낙연 총리가 달라졌다. 최근 인기에 부합하는 언행을 하고 다닌다는 지적을 받는다. 짐작이 가는 게 딱 하나 있다. 시중에 떠다니는 대망론이 그를 변하게 했을 수 있다.
청와대와 여당 내에서 이낙연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된다고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가는 기념식에 이 총리가 대신 참석하고 있다. 이날 광주행사도 지난해엔 문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 총리의 여건과 경륜, 능력은 충분하다. 어느 정권이든 국무총리는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다.
이 총리는 이런 설왕설래에 답하는 행동을 18일 광주에서 결정적으로 보여주었다.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를 눈물을 삼키며 낭독한 뒤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은 이 총리는 지나는 길에 지표면에 있는 전두환 기념비를 밟고 지나갔다. 피해가도 되는데 굳이 보란 듯이 밟아버리는 것을 옆에 있던 광주시장 등이 상기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 기념비는 1982년 전남 담양군 마을을 방문한 전 전 대통령이 세웠다.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가 1989년 부순 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이곳 땅에 묻었다.
이 총리는 기념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 사실을 왜곡하고 광주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다. 진실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기념사에서는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일국의 총리가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의 기념비를 밟고 지나가는 행동을 한 것은 상당히 비상식이다.

개인도 아닌 국무총리 자리에 있는 사람이 전 대통령 모욕을 주는 행동은 국격을 위해서도 그렇고 국민통합과 거리가 먼 행동이다. 지지자들의 박수는 받겠지만 일국의 총리 자격을 두고 비판의 도마에 오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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