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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차 징계위, 으르렁 시위대 ... 이게 ‘편안한 나라’인가?
  • 기사등록 2020-12-15 12:11:59
  • 기사수정 2020-12-17 12: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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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0도. 맹추위가 몰아쳤다. 

15일 오전 10시 관악산 아래 정부과천청사 주변은 혹독한 추위가 몸을 움츠리게 했다. 

파카를 입고 모자도 챙겨 완전무장했다. 그래도 장갑 낀 손은 시렸다. 


과천정부청사 정문 앞에는 국민이 두 편으로 나눠 대립하고 있었다. 

시위대는 지난 10일에 이어 편을 갈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 똑 같은 사안을 두고 다른 주장을 펴며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15일 윤석열 검찰총장 2차 징계위가 열리는 시간,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은 '법치주의 사망'이라는 만장을 든 시위대와 '힘내요 추다르크'라는 패널을 든 시위대로 나눠져 있었다. 사진=이슈게이트 

검찰총장 징계를 밀어붙이는 추미애 장관 지지자들은 “윤석열을 해임하라 정치인 총장 물러나라”는 패널을 들고 있었다.

‘추 다르크 힘내세요’라는 피켓을 든 한 시위자는 사진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자세를 바로하고 피켓을 높이들어올렸다.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대다 징계위에 회부당한 윤석열 총장 지지자들은 ‘법치주의 사망 민주주의 사망’ 만장을 들었다. 

시위대 차량위에서는 구슬픈 상여가가 연속해서 흘러나왔다.

활빈당 관계자는 ‘징계회부는 위법 부당, 법무장관 즉각 사퇴’ 패널을 들고 과천청사 앞을 지켰다.


‘444개’의 근조화환은 찬바람 속에서 과천청사 담장 밑에 줄지어 서있다. 

대부분이 종이로 만든 꽃이어서 되레 깨끗해 보인다. 일부 생화로 배달된 화환은 꽃이 누렇게 변색하고 국화잎이 떨어져 지저분해 보였다. 


좋고 나쁨이 이렇게 뒤죽박죽이다. 이 시대 옳고 그름은 더 뒤죽박죽이지 않은가. 


추미애 법무장관이 내건 법무부 현수막. '국민이 존중받는 편안한 나라'로 돼 있다. 사진=이슈게이트 


추미애 법무장관이 취임 한 뒤 내건 슬로건이 법무부 건물에 내걸려 있다.

‘ 국민이 존중받는 편안한 나라, 인권과 민생중심의 공정사회’ justice 법무부 - 

과연 그런가. 국민이 존중받고 편안한가? 이게 민생중심인가? 


그런 플래카드 앞에서 수십 명의 기자들이 두꺼운 옷을 껴입은 채 새벽부터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법무부는 기자들 출입마저 금지시켰다.

국민이기도 한 기자들은 추위에 벌벌 떨며 국민으로서 별로 존중받는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  아주 편안하지 않은 장소에서 하루 종일 대기해야 했다. 




징계위는 지난 10일 열렸던 1차 심의에 이어 2차 심의를 이날 오전 10시34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개시했다. 

1차 심의에서는 주로 절차적 논의에 집중됐다. 이번 2차 심의에서는 1차 심의에서 채택한 증인들의 심문과 특별변호인단의 의견진술, 위원회 토론과 의결 절차가 진행된다. 

2차 심의에는 지난 1차 심의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등이 참석했다.



15일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 풍경. 사진=이슈게이트 


윤 총장은 14일 자신의 카톡 프로필에 'Be calm and strong'이라는 문구를 올렸다.

 '침착하면서 강인하게'라는 의미의 이글은 시련과 핍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풀이된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문구다.





윤 총장, 징계위 열리는 날 지지자들과 직접 대화


이날 윤 총장은 2차 심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대검청사로 출근하면서 시민들이 “우리가 윤석열이다”라고 지지하자 “추우니 들어가시라”라며 격려 했다. 

혹한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 청사 앞에 모여 '헌법수호 법치수호'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힘내세요", "윤석열 파이팅", "우리가 윤석열이다"라고 외치자, 윤 총장은 마스크를 쓰고 잠시 차에서 내려 시민들에게 다가가 "그동안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신 것, 아주 감사한데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이제 나오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너무 날씨가 추워지니까 이제 그만하셔도 내가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거듭 검찰청 앞에 오지 않기를 당부했다.

윤 총장이 총장 취임 후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퇴임 후 강아지 세마리 돌보며 지낼 것” 


윤석열 총장은 지난 10월 22~23일 열린 대검 국정감사에서 향후 행보에 대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 정계 진출로 해석되고 추미애 법무장관도 징계사유 중 하나로 올렸다.

 이런 해석, 비난과 달리 정작 윤 총장은 국감 후 검사들을 만나 퇴임 후에 강아지를 보면서 쉬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국감 일주일 후인 지난 10월 29일 대전 고·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윤 총장은 “퇴임 후 2년 동안 변호사 개업을 못 한다”며 “퇴임 후 강아지 세마리를 보면서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내년 7월이 임기 만료인 윤 총장은 퇴임 후 2년간 변호사 등록과 개업이 불가능하다. 대한변협이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 대법관 등이 퇴직하면 2년간 등록 및 개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윤석열 징계위 날 “검찰 권한 견제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법을 공포하며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수단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은 검찰의 권한에도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 점을 검찰도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검찰은 그 동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고 책임을 물을 길도 없는 성역이 돼 왔다는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라며 “중립적 운영을 위해 정치권과 검찰, 언론과 시민사회 등 모두가 함께 감시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이육사 시 '절정' 일부 대목 인용 글 페북에 올려  


추미애 법무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가 열린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천 산책로에서’라는 글을 올려 “매서운 겨울 바람입니다. 낙엽진 은행나무는 벌써 새 봄에 싹 틔울 때를 대비해 단단히 겨울나기를 하겠다는 각오입니다”라며 “ 그저 맺어지는 열매는 없기에 연년세세 배운대로 칼바람 속에 우뚝 나란히 버티고 서서 나목의 결기를 드러내 보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시인 이육사의 시 ‘절정’ 중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라는 대목을 인용하며 “ 이육사의 외침!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라며 “그러네요! 꺾일 수 없는 단단함으로 이겨내고 단련되어야만 그대들의 봄은 한나절 볕에 꺼지는 아지랭이가 아니라 늘 머물 수 있는 강철 무지개로 나타날 것입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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