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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가능성을 열어 둬 정치권에 민감한 파장을 드리우고 있다.

민주당은 견제하고 나섰고 야당도 "당장 사표내고 나와라"며 반발하는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윤석열 “정치? 제가 말하기 어렵다” 부인 안 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23일 새벽 정계 진출 의향을 묻는 말에 "소임을 마치고 나면,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지금 언론에 대통령 후보로 여론조사까지 되고 있다. 임기 마치고 정치를 하려는 마음이 있냐'고 묻자 이렇게 답하고 "지금은 제 직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고, 향후 거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정치할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아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사진=TTN캡처 



김 의원이 '그런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느냐'고 재차 묻자, 윤 총장은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윤 총장이 퇴임 후 자신의 거취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여론조사기관에서 차기 대권후보로 여론조사를 돌리며 자신의 이름을 올리자 윤 총장은 "명단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적 있었는데 이날 발언으로 앞으로 여론조사에서 그의 이름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지난 9월 리얼미터 조사서 3위 올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어느 야권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5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후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낙연 대표 선호도는 22.5%, 이재명 지사는 21.4% 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10.5%로 선호도 3위를 유지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반면 홍준표 의원, 안철수 유승민 오세훈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은 윤 총장에 비해 지지율이 저조하다.  




민주당  “검찰 조직 이끌고 정치에 뛰어든 것”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이 국감에서 '정치에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말씀 드릴 수 없다"고 답한 대목이 사실상 대선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 행사가 불가피했다는 대통령 판단도 부정하고 국민의 대표가 행정부를 통제한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위험한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나온 검찰총장의 발언과 태도는 검찰개혁이 얼마나 어려운지, 공직자의 처신은 어떠해야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며 공수처 설치의 정당성과 절박성을 입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종민 최고위원은 "윤 총장의 거친 발언과 정치적 발언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검찰이라는 조직을 끌고 정치에 뛰어든 것"이라며 정계 입문 가능성을 열어놓은 윤 총장을 비난했다.




홍준표 “윤석열 사표내고 정치판 와라, 잘 모시겠다”


2017년 대선에 출마했던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공직자라면 사표를 내고 정치판으로 오라. 잘 모시겠다”며 "즉각 사표를 내라"고 ‘훈수’했다. 


홍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서 “유일하게 장관급이 둘이나 있는 특이한 조직인 법무부에서 장관과 총장은 부하 개념이 아닌 특이한 지휘 구조”라며 “추미애 장관의 연이은 수사 지휘권 발동이 부당하다고 생각 했다면 (윤 총장은)당당하게 이를 거부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5년 강종구 동국대 교수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언급했다. 홍 의원은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김종빈 총장에게 불구속 수사를 지시했으나 김 총장은 이를 거부하고 강종구 교수를 구속 기소했고 법조인답게 부당한 지시라고 장관에게 항명하며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을 떠났다”고 적었다. 

“상식에 어긋나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두 번이나 수용하고도 대통령이 아직도 신임하고 있다는 이유로 계속 총장을 하겠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어 “같은 편끼리 서로 영역 싸움을 하는 것도 한두번, 아무런 명분없이 이전투구하면 보는 국민만 짜증난다”며 “둘 다 물러 나라”고 일갈했다. “추 장관은 이제 그만 정계를 은퇴하시고, 윤 총장은 사퇴하고 당당하게 정치판으로 오시라”며 “잘 모시겠다. 그게 공직자의 올바른 태도”라고도 덧붙였다.



홍준표 "윤석열, 우리를 못살게 굴던 사람"


홍준표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을 두고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못살게 굴던 사람을 우파 대선 후보 운운하는 건 아무런 배알도 없는 막장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적의 적은 동지라는 모택동식 사고방식이 안타깝다”며 이처럼 적었다. 

홍 의원은 “문재인 정권 출범 당시 당 대표로서 지난 탄핵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이었던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 정치 수사에 큰 공을 세우고 벼락출세해 중앙지검장 때는 소위 적폐수사를 지휘하면서 이재수 기무사령관을 모욕 줘 자살에 이르게 하고 청와대 말단 행정관까지 깡그리 적폐로 몰아 싹쓸이 수사한 공으로 또 한 번 검찰총장으로 벼락출세한 사람이 지금 이전투구(泥田鬪狗)식으로 서로 물어뜯고 싸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구경, 싸움 구경 만큼 재미난 구경이 없다고들 하지만 서로의 민낯을 드러내 놓고 문 정권 탄생 공신들끼리 서로 싸우는 모습은 참으로 가관”이라며 “나는 그들끼리 뻘밭에 개처럼 이전투구 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질타했다.



김종인 "정치한다고 단정할 수 있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계진출 가능성에 대해 "반드시 정치하겠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 않냐”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오신환 전 의원이 운영하는 여의도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 를 방문한 뒤 기자들이 '윤 총장이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했는데 정계 진출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냐’고 묻자 "변호사들의 사회 활동으로 봉사할 수 있는 거고”라며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내가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은 그간 "재직중인 검찰총장의 거취에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는 입장이었다.



장제원 “대선후보 윤석열의 등장 신호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대검찰청 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한 법사위 국감은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고 반색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15시간의 화려한 ‘단독무대’였다. 여야 법사위원들 뿐만 아니라,문재인 대통령에서 추미애 장관까지 모두를 조연으로 만든 정치 블록버스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흥행에서도 시청률 10%를 넘기며 대박을 터트렸다"며 "이미 야권 정치지형의 대변화는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태섭 의원의 탈당에도 반색했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왜 윤 총장의 의미심장한 발언에 대해서는 ‘변호인도 봉사’일 수 있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을까?"라고 반문한 뒤, "상상하기 싫었던 강력한 대안이 등장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겨냥했다.


그는 "확실한 여왕벌이 나타난 것"이라며 "이제,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당분간 윤 총장은 미디어에서 사라질 거다. 검찰총장의 직분에만 매진할 거라 본다"며 "그러나 그가 국회에서 보여준 거침없는 답변, 폭발적 제스처, 강렬한 카리스마는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그 여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며 거듭 윤 총장을 극찬했다.

그는 "윤석열 쇼크는 기존 대선 잠룡들의 발걸음을 제촉할 것"이라며 "범야권의 무게중심이 비대위에서 대선 잠룡들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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