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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자 구달 박사가 10일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조력자살로 죽음을 선택했다. 올해 104살인 구달 박사는 숨을 거두기 전에 유언을 남겼다.
''장례식을 치르지 말라. 나를 기억하려는 어떤 추모행사도 갖지 말라. 시신은 해부용으로 기증해라.'' 안락사 지원단체인 엑시트 인터내셔널이 밝힌 내용이다.


▲ 구달박사.


그는 마지막 순간에 베토벤 교향곡 '합창'에 나오는 '환희의 송가'를 들으면서 '삶을 마감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식물 생태학 권위자인 구달 박사는 191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1948년 호주로 건너가 생태계 연구를 했다. 1953년 멜버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호주 미국 등 5개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36권에 달하는 방대한 '세계의 생태계' 시리즈를 출간했다.
1979년 대학에서 퇴직한 후에도 호주 오지 곳곳을 찾아 생태계를 연구했다. 90세까지 테니스를 했으며 100세가 되면서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호주는 안락사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안락사를 허용하는 스위스까지 죽음을 위해 먼 길을 날아갔다.
인간에게는 well being도 중요하지만 well dying도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구달 박사는 지상에 태어나 건강하게 살면서 인류 번영에 이바지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이 세상을 떠날 때도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스스로 숨을 거두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에 대한 공포를 지니고 산다. 태어난 사람은 예외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에 인생은 무상하고 허무하다고 한다. 생과 사는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이라고도 한다.
특별한 내세관이나 사후 세계에 관한 신앙이 없다 하더라도 구달 박사처럼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다면 현세를 사는 인간의 삶은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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