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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의 전설 같은 소신 발언, 빛나는 소신 인생 - 나훈아 스페셜도 감동의 무대...달콤하면서도 폭발적 카리스마, 보석 같은 …
  • 기사등록 2020-10-04 11:06:02
  • 기사수정 2020-10-04 17: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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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째 가수로 살아왔는데 연습만이 살길이고 연습만이 특별한 것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가황' 나훈아가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이하 '나훈아 스페셜')에서 콘서트 무대에 서면서 출연진들에게 한 말이다. 

또 어떤 가수로 남고 싶으냐는 물음에 "우린 유행가 가수입니다"라며 "흘러가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인데 뭐로 남는다는 말 자체가 좀 웃기는 얘기입니다"라고 분명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나훈아는 이번 공연에서 무대를 지배하면서 자신이 작곡작사한, 철학적이면서도 음미할 만한 수많은 노래를, 때로는 살랑이는 봄바람처럼, 때로는 연인에게 달콤하게 속삭이듯이, 때로는 파도치고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격정적 가창력과 폭발적 카리스마로 노래했다.

또 보석같은 어록도 남겼다.


가수 나훈아의 프로필. 사진=KBS2


3일 오후 10시30분 방송된 KBS 2TV '나훈아 스페셜'에서는 나훈아가 지난 9월30일 오후 방영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나훈아 스페셜'에서는 나훈아가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를 위해 적지 않은 기간 심혈을 기울인 사실도 공개됐다. 

나훈아는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라며 콘서트 개최를 결심하게된 이유를 밝혔다. 


 나훈아는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6월 제작진과 첫 기획 회의를 가진 이후 지난 7월에는 여의도공원에 배를 띄우기 위한 회의도 진행했고, 지난 8월에는 첫 연습을 했다.  

지난 8월 중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야외 대형 공연 개최가 불가해졌다. 

이에 KBS홀에서 무관중 공연을 여는 것으로 변경됐고, 나훈아는 자신의 콘서트 사상 최초 관객 없는 무대를 꾸미게 됐다. 


열창하는 나훈아. 사진=KBS2  


나훈아는 “세상 살다가 별에 별꼴을 다본다”면서도 고민과 연습을 반복하며 최고의 무대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나훈아의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 촬영은 지난 9월23일 진행됐으며, 언택트(비대면)로 1000명의 온라인 관객과 함께했다. 




지난달 30일 KBS 2TV를 통해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나훈아가 15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다는 점을 비롯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비대면 공연이라는 점, 노개런티 출연이라는 점 등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아 시청률이 전국 가구 기준 29.0%(닐슨코리아 집계)까지 치솟았다. 


이에 KBS는 공연 비하인드를 담은 다큐 '나훈아 스페셜'을 10월3일 오후 10시반부터 편성했다.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1시 10분까지 방송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 시청률은 전국 평균 18.7%를 기록했다. 

심야에 방송됐음에도 부산에서는 23.8%로 집계됐고 서울도 20.5%, 대구/구미도 20.0%였다.





이날 스페셜에서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실황 공연 도중 나훈아가 한 발언을 그대로 방송했다.

나훈아는 제작진에 “멘트를 편집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건 아나운서가 2부 순서에 나와 ‘훈장을 사양했다는 이야기’에 대해 물었다.

나훈아는 “세월의 무게가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무거운데 어떻게 훈장까지 달고 삽니까. 가끔 술주정도 하며 살아야 하는데 훈장 받으면 그 값을 해야 하니 무게를 못 견딜 뿐입니다. 노랫말 쓰고 노래하는 사람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합니다”고 거절 이유를 밝혔다.


‘노래를 언제까지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솔직하게 “이제는 내려갈 때, 그만둘 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54년 노래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저를 보고 신비주의라고 하는데 가당치 않습니다. 언론에서 만들어낸 것이죠.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입니다. 꿈이 고갈된 것 같아서 11년간 세계를 돌아다녔더니 저더러 잠적했다고들 하대요. 뇌경색에 걸려 혼자서는 못 걷는다고도 하고요. 이렇게 똑바로 걸어다니는 게 아주 미안해 죽겠습니다”고 했다.




철저하고 성실한 몸 관리로 탄탄한 몸매를 보인 73세의 나훈아. 사진=KBS2 캡처  



나훈아는 정치권을 향해 의미심장한 멘트를 날렸다.

그는  "국민을 위해 목숨 거는 지도자는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폭주 폭정하는 위정자가 없어진다"고 정곡을 찔렀다.

“우리는 많이 힘듭니다. 우리는 많이 지쳐 있습니다. 옛날 역사책을 보면 제가 살아오는 동안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라며 정치권을 질타했다.

그는 이어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열사 이런 분들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습니다”라며 “IMF때도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습니까.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 팔고, 나라를 위해서.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1등 국민입니다”라고 말했다. 


나훈아는 KBS의 불신 논란에 대해 “우리 KBS는 국민을 위한,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정말 국민들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며 “KBS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을 위한 방송이지요? 두고보세요. KBS는 앞으로 거듭날 겁니다”라고 환골탈태를 주문했다. 



나훈아의 폐부를 찌르는 한마디 한마디 


나훈아 54년 가수인생에서 소신발언과 소신 인생은 전설처럼 전해진다.

삼성그룹에서 이건희 회장 생일에 와서 노래를 해달라고 했을 때 “나는 대중예술가입니다. 내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산 대중 앞에서만 공연합니다. 내 노래를 듣고 싶으면 표를 사서 보러 오세요”라고 거절했다고 한다.

정치적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1996년 일본 공연에서 ‘쾌지나칭칭나네’를 부르며 즉석 가사로 “독도는 우리 땅”을 외쳤다. 

일본 극우파들이 살해하겠다고 헙박하자 “때리 직일려면 직이삐라케라”라고 했다고, 인터뷰에서 공개한 바 있다.


나훈아는 부산시동구초량동 출신이다. 공연 등에서 부산 사투리를 자주 사용한다.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에서도 “ 해야될 일이 천지삐까리(엄청나게 많다)라예”라는 말을 거침없이 구사했다.


나훈아는 여느 연예인과 달리 금배지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태우 정권 시절 민정당 고위관계자가 총선에 출마시키려고 접촉하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출마해달라”라고 요청하자, 나훈아는 “ 울긴 왜 울어를 세상에서 누가 제일 잘부른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뒤 “(그야 나훈아 선생이 제일 잘 부르지요라고 하자) 그러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내가 뭘해야 합니까? 정치를 해야 합니까, 노래를 해야 합니까”라고 물리쳤다고 한다. 



땀에 흠뻑 젖은 채 노래하는 나훈아. 자료사진 



정치권의 아전인수 


정치권은 나훈아의 무대를 사로잡는 묵직한 존재감에 크게 반응했다. 

물론 그의 소신발언이 그들에겐 더 관심이었다. 

야당은 소신발언에 매료돼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독선에 대한 촌철살인이라고 호응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오버하지 말라”고 경계심을 표출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올 추석은 가히 나훈아 추석"이라며 "나훈아라는 가수가 가진 폭발적 영향력의 원천이 뭘까 생각해 본다"고 적었다.

이어 "음악 하나만을 위해 살아왔던 세월의 무게, 훈장 따위의 명예나 재벌의 금력, 정치권력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장인의 자존심, 손익(損益)이나 계산을 따지지 않는 순수함이 더해져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착한 국민, 지친 국민, 자꾸 눈물이 나는 국민들께 '대한민국의 주인은 여러분'이라며 잊고 있었던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웠다"며 "'언론이나 권력자는 주인인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그가 남긴 대한민국 어게인의 키워드"라고 평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는 나훈아 발언을 인용하며 “국민의힘으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겠다”고 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은 “상처받은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나훈아씨에게 갈채를 보낸다”고 적었다.


 여권에서는 정치적으로 ‘오버’해서 해석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위대하고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는 것이 (나훈아) 발언의 핵심"이라며 "방역 당국의 호소를 조롱하고 8.15 광화문 집회와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나훈아가 말한 '말 잘 듣고 잘 따르는' 국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나훈아의 발언을 오독하지 말고 오도하지 마라. 한국어를 모르는가"라고 지적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가수 나훈아씨의 말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민심인 것처럼 난리"라며 "(나훈아의) 감사의 말을 '정치'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훈아씨의 이 아름다운 말을 야당이 '아전인수 정쟁'으로 끌어내릴 때 여당은 정부여당을 작심하고 비판한 민심으로 아프게 받아들이는 '여전인수(네 논에 물 대기) 정치'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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