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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수의 상징 매케인 회고록 “정치가 겸손하지 않으면 세상 갈가리 찢겨 ”
  • 기사등록 2018-05-03 22:17:45
  • 기사수정 2018-05-04 16: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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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매케인(82.1936년생)은 미국의 보수정치의 상징이다. 공화당 애리조나주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내리 6선 상원의원을 하는 동안 자신과 정파의 이익보다 인권과 정의,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웠다.매케인은  2000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조지 W 부시에게 패배했다. 와신상담 끝에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섰지만 민주당 버락 오바마에게 패배했다.


▲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과 딸 매건.


선거전은 치열한 비방전이었다. 오바마캠프는 매케인에게 "사리 분별 못하는 늙은이"라고 비난했다. 이긴 오바마가 2주만에 매케인을 불렀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위기 극복을 위해 화합하자고 했다. 매케인은 오바마와 함께 "당파적 이해를 타파해 정부 신뢰를 회복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오바마는 취임 전날 그를 위한 파티를 열고 "평생 미국을 위해 봉사한 애국자"라고 칭송했다.


"오늘날 정치의 문제는 겸손의 결핍이다. 겸손은 누구나 갖고 있는 '자기 이해'일 뿐 대단한 게 아니다. 그 겸손이 (대화와 타협을 가능케 해) 더 생산적인 정치를 만든다. 그것이 사라지면 우리 사회는 갈가리 찢기고 말 것이다."

매케인 상원의원이 말기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병석에서 회고록 '쉼 없는 파도(The Restless Wave)'를 집필했다. 요약본이 1일(현지 시각) 공개됐다. 그가 회고록에서 호소한 것은 겸손(humility)이다.

매케인은 "나는 (6선 의원으로서)여섯 명의 대통령과 일하면서 그들 모두에 반대하고 싸워봤다"면서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평범한 미국인으로서 서로가 가져야 할 존중을 약화시켜선 안 된다"고 했다. 또 "정치 성향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공화당원이든 민주당원이든 좋은 부모, 충성스러운 미국인, 고결한 인간일 수 있다"고 했다.

매케인은 미국 정치가 '이념의 게토(ghetto·집단 거주지)'를 만들어놓고 그 안에 은둔하는 양극화가 심하다고 우려했다. "자신만의 뉴스 소스를 갖고, 자신에게 동의하는 사람들과만 생각을 나누며, 그렇지 않으면 상대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는 '팩트(fact)'만을 취사선택하고 그에 배치되는 어떤 경험적 증거도 '가짜(fake)'로 치부한다."

그는 "극우·극좌의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목소리를 내라"면서 "선거에서 누가 '워싱턴에 백마를 타고 가서 세금을 털어가는 깡패들을 혼내주고, 그들과는 함께 일하지도 타협하지도 않겠다'고 하면, 그 후보만 안 뽑으면 된다"고 했다. 뭐든 다 해줄 듯이 터무니없는 공약을 내걸고, 상대방 정파는 무조건 비난하는 후보는 뽑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다.


해군 출신인 매케인은 29세 때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공산당에 포로로 붙잡혀 5년 반 동안 고문을 당했다. 두 팔과 다리가 부러져 혹독한 고통을 당했다. 한국전 때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했던 해군 제독 아버지(잭 매케인)가 미 태평양 사령관으로 부임하자, 부담을 느낀 베트콩이 그에게 조기 석방을 제안했다. 그러나 매케인은 "먼저 들어온 사람이 먼저 나간다"는 군 수칙을 내세워 동료부터 풀려나게 했다.

이때의 경험이 매케인의 이후 정치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 시리아 내전이 한창이던 2013년 수행원도 없이 현지에 들어가 실태를 조사한 뒤, 오바마 정부에 시리아 반군 지원을 촉구했다. 최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의 알카에다 포로 물고문 전력이 논란이 되자 공화당 소속임에도 인준을 반대했다.

매케인은 2008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민주당 오바마 후보를 "아랍인"이라고 욕하는 공화당의 백인 지지자에게 "그건 아니죠"라고 훈계했다. 의회에서 오바마가 연설하는 데 "당신, 거짓말이야"라고 공화당의원이 소리치자 "무례하고 적절치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해 사과성명을 내도록 만들었다.

2015년에 트럼프 후보가 "베트남 같은 데서 붙잡히기나 하는 주제에 무슨 영웅이라고"라고 조롱했다. 현직 국무장관 죤 케리가 "월맹인은 매케인의 뼈를 부러뜨렸지만 매케인의 정신은 꺽지 못했다"라는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매케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터프하게 보이는 것, 또는 리얼리티 쇼처럼 터프함을 모방하는 행위를 다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


매케인은 "나는 5년 더 살 수도, 이 책이 나오기 전 떠날 수도 있다"면서 "세상은 좋은 곳이며 싸워 지킬 가치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떠나기가 싫다. 불평하진 않겠다. 인생은 여행과도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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