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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과 태극기 부대의 도토리키재기...빽기자의 세상만사 (24)
  • 기사등록 2018-05-01 10:08:16
  • 기사수정 2018-05-02 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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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 지구상에 태어난 그 어떤 사람보다도 신뢰성이 떨어진다." 대통령에 관한 책 '화염과 분노'의 저자 마이클 울프가 올 1월5일 NBC 아침 뉴스쇼 '투데이'에 나와 한 말이다. 이 정도면 명예훼손혐의로 몇 번 난리가 났을 법도 하다. 미국에선 일상이 된 풍경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저 트위터로 “거짓말투성이”라는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 미국 개그우먼 울프.


또 다른 울프가 트럼프와 백악관 대변인을 신랄하게 비꼬았다. 지난달 29일 미국 개그우먼 미셸 울프는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행사 스탠딩코메디에서 독설을 늘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페이크 뉴스들의 파티"라며 불참했다. 헤드 테이블에 앉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이 대신 곤욕을 치렀다.
울프는 “샌더스가 브리핑 할 때에는 숱한 거짓말이 나온다“며 "사실(facts)을 태워 그 재(災)로 완벽하게 짙은 눈 화장을 했다"고 조롱했다. 샌더스 대변인이 즐겨하는 '스모키 메이크업(검게 그을린 듯한 눈 화장)'을 비아냥댄 것이다.
트럼프에 대해서도 외설스러운 농담을 날렸다. 울프는 "그를 여기 끌고 올 수도 있었겠지만 미국 대통령의 성기는 움켜쥐면 안 된다더군요"라고 했다. 트럼프가 과거 여성 성기를 놓고 부적절한 표현을 쓴 것을 빗댄 것이었다.
트럼프의 딸 이방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성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빠랑 닮았다"고 했다. 울프는 또 공화당 의원들을 자기 애인이 임신한 경우가 아닐 때면 낙태 반대, 생명 존중을 외치는 이중인격자로 몰아붙였다. 기자들 역시 "트럼프라는 괴물을 만들어서 이를 소재로 신문과 TV, 책을 팔아 돈을 번다"는 조롱을 면치 못했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풍이 일어났다. 여성의 외모를 빗댄 것은 선을 넘은 것이었다. 풍자를 넘어 '불쾌한 인신공격'이 됐다는 비판이다. 그래도 트럼프는 트위터로 "역겹다"는 반응과 함께 "백악관 기자단 만찬이 매우 지루한 실패였다고 모두 말하고 있다"고 비꼬는 데 그쳤다. 그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처럼 댓글로 좌표를 정하고 벌떼처럼 달려들어 인신공격하지는 않는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더욱 극성이다. 최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뜨거운 가슴 못지않게 차가운 머리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자 수백 명이 달려들어 “너나 잘해라”는 비난 댓글로 답했다.
오죽하면 진보진영에 속하는 진중권 동양대교수가 이런 말을 토해낼까. “문재인 팬덤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서 죽었다고 생각해서 문 대통령을 무조건 지켜줘야 한다는 판타지가 있는 것 같다”며 “이게 강해지면 건전한 비판까지 못 하게 되는 거다. 정부가 잘 못 가고 있으면 궤도 수정을 해줘야 하는데 팬덤이 강해지면 이게 어렵다”고 했다. “결국 태극기 부대랑 똑같아질 수 있다”고 진중권이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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