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현재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한다면 우리나라의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한국은 기존 방역관리체계의 한계를 넘어 개방성과 참여에 입각한 새로운 방역관리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자화자찬에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교수가 “깜짝 놀랐다. 맞지 않는 얘기”라고 즉각 비판, 박 장관이 머쓱해졌다.

박 장관은 국회에서 코로나 확산 사태에 대해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우리 한국인이 주요 원인이다”라고 말해 전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의 박 장관 해임 공세에 “사태가 마무리된 뒤 복기하면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진단검사는 최대 1일 1만7천건까지 가능하고, 누적 검사 건수는 19만 건에 이른다"며 "한국에 환자 수가 많은 것은 월등한 진단검사 역량과 철저한 역학조사 등 방역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나아가 "이제야 비로소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체계를 전면적으로 제대로 다 갖췄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신규 확진자 수도 가능한 한 줄이고 치명률을 최소한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국의 사례가 모범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본인의 입으로 하시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대구/경북지역에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실조차 못하시고 댁에 기다리는 분들이 아직도 2천여명이 있고 엄청나게 불안하고 답답해 하고 있을 상황인데 말이다"라고 질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오늘까지 추가 확진자수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의 이러한 확진자 감소는 방역당국이 잘한 측면보다는 국민들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켜주셔서 가능한 부분"이라고 못박고, "특히 대구와 경북에 계신 분들께서 많은 어려움을 참아내고 견디어 내 주신 희생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 방역체계의 우수성은 한두 달이나 지나야 평가 받을 수 있는 내용"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상황적으로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