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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측, YS DJ 정부 시절 북에 거액 달러가방 전달" - 권영빈 전 중앙일보 사장 저서서 공개
  • 기사등록 2019-06-17 18:22:29
  • 기사수정 2019-06-17 18: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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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사장 허락 받고 거액 달러가방 두 차례 북에 전달”...외환밀반출 위반도 조사 안해...국정원 신고 받고도 묵살...홍석현 홍라희 남매 북한서 극진대접 받아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사진) 측이 과거 김영삼 ·김대중 정부 시절 정부 기관의 묵인 내지 비호 아래 북한에 거액의 달러뭉치를 전달하면서 불법 접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권영빈 전 중앙일보 사장이 1996년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 시절, 중앙일보 홍석현 당시 사장의 허락 아래 북한에 거액의 현금을 달러로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권 씨는 지난 15일 출간한 책 ‘나의 삶 나의 현대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고 17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재차 공개했다.


권 전 사장은 1996년 여름 당시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이었던 자신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의 전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접선해 ‘쌀 보내기 성금’을 부탁 받은 뒤 홍 사장의 허락을 받아 거액의 돈을 건넸다고 공개했다. 

이 책에 따르면 성금의 1차 전달은 마카오에서 이뤄졌다. 유용구 당시 중앙일보 차장이 동행해 골프채 가방 속에 100달러 현금을 넣고 배를 타고 마카오로 떠났다. 무슨 밀수꾼처럼 도박의 천국이라는 마카오 시내 호텔을 들어갈 때는 등골이 좀 오싹했다. 당시에는 송금이 안 돼 그렇게 했다. (북한 쪽을 대표하는) 박경륜(재일교포 사업가 삼천리 회장), 이창희(재미교포), 전금철 그리고 우리 일행이 마주 앉아 약간의 담소를 마치고 성금 전달을 끝냈다. 영수증을 받지도 않았다. 골프채 가방만 넘겼다.  

 달러를 준 뒤에 `배달사고'가 났다. 한 달쯤 뒤 성금을 못 받았다며 다시 보내라는 통지를 받고 서둘러 베이징으로 가서 북한 측 관계자를 만났다. 재미교포인 이창희가 골프채가방을 들고 미국으로 튀었다면서 다시 성금을 달라고 했다. 

권 씨는 홍 사장의 신임으로 다시 달러를 건넸다. 

방북 사업이 끝난 1년 뒤 돈을 빼돌렸다던 이창희가 서울에 와 권 씨를 다시 찾았다. 이창희 본인 명의로 성금을 받았기 때문에 미국 국세청에서 엄청난 세금을 부과하리라 예상하고 미리 성금 일부를 챙겼지만, 막상 세금이 그보다 더 많이 나왔다는 얘기였다. 그러니 중앙일보가 이를 메꿔 달라고 요청했다. 안 그러면 국정원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권 씨가 제의를 거절하자 이후 이창희가 국정원에 성금관련 사실을 신고했다. 그러나 권 씨에겐 아무 일도 없었다. 국정원이 사건을 안 키우려고 덮었을 것으로 그는 짐작했다. 

현금박스를 두 번이나 건넨 뒤 중앙일보는 1997년부너 1998년까지 '북한문화유산답사'라는 사업을 진행했다. 북한답사는 3차로 끝났다. 

 1998년 8월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과 홍라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부인. 홍석현 사장의 누나)씨를 위한 추가 방북이 이뤄졌다.

권 씨는 "북한 쪽에서 삼성을 담당하는 김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삼성은 돌다리를 두드리며 올 듯 올 듯 하다가는 돌아선다. 어찌 그모양인가'라며 노골적으로 (삼성의 협력을 얻어내라고) 나를 몰아세웠다"고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작년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던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이선권 조평통 부위원장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라고 윽박지르던 상황과 유사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홍석현 회장이 북한에 어떤 약속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홍 회장에 대한 북한의 대접은 월북작가 이기영의 아들인 이종혁 당시 조평통 부위원장이 직접 영접할 정도로 매우 각별했다"고 증언했다.

권 전 사장은 북한에서 한달 반 체류했다. 그러나 모든 답사가 끝나고 불과 보름도 안 돼 북한이 ‘광명성 1호’를 발사했다. 이 때는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고 권 씨는 고백했다. “지금의 북핵, ICBM 문제와 연결되는 시발점이 광명성 1호였다”고 그는 말했다. 


권 씨는 광명성 1호 발사 후 ‘광명성이 가야할 길’이라는 제목으로 비판하는 칼럼을 썼는데 보름쯤 후 북한에서 홍석현 사장과 함께 만나자는 팩스가 와 상하이 한 호텔로 갔더니 이종혁과 김철이 나와 ‘공화국이 당신네에게 얼마나 큰 혜택을 안겨줬는데 소장이라는 자가 우리를 비판하는 글을 버젓이 발표할 수 있나. 그것도 광명성 별명을 지닌 최고지도자를 향해 이게 말이 되느냐’며 소리쳤다. 권 씨는 “이게 홍 회장과 나를 상하이까지 불러낸 용건이었다”고 말했다. 

권 전 사장은 조선일보 최보식이 만난 사람 인터뷰에서 ‘달러 밀반출이 외환관리법 위반이다’라는 지적에 “세관 통과는 문제가 안 됐다. 대북사업 성격 상 어쩔 수 없었다”고 답했다. 김대중 정권에서 눈을 감아줬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그는 홍석현 회장이 대북사업과 어떤 약속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두 번 전달한 달러 액수가 얼마인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어쨌든 삼성을 든든한 배경으로 가진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 시절 정부의 묵인 내지 비호 아래 북한에게 거액의 현금달러를 건네면서 접촉을 한 게 사실로 드러나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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