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요가 강사 아만다 엘러. 얼굴이 타고 발등에 부상을 입었을 뿐 건강했다. 사진=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야생 딸기부터 벌레까지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먹었다. 내가 너무 말라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걷지 못하고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앞도 보이지 않았다.” 

“신발도 잃어버렸다. 헬리콥터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여러 차례 손을 흔들고 구조를 요청했지만 그냥 지나갔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자연 보호구역에서 실종된 미국인 여성 등산객이 실종 17일 만에 구조됐다. 이 여성은 발등과 다리 등에 상처를 입었을 뿐이다. 

 물리치료사 겸 요가 강사인 아만다 엘러(35)는 지난 8일 등산객과 자전거 여행자에게 인기가 많은 마우이섬 북쪽 마카와오 자연보호구역에서 산책을 하다 길을 잃었다. 

당시 소지품은 그가 입고 있던 탱크탑 상의에 8부 길이 요가 바지가 전부였다. 휴대전화 등 생존과 외부에 연락을 위해 필요한 물품은 모두 차에 있었다. 출발 지점으로 돌아가려는 의도와 달리 계곡과 암석, 양치류 등으로 둘러싸인 자연 보호구역 중심부로 더 깊이 들어갔다.

엘러의 가족은 소지품 대부분이 차에 남겨져 있었다는 점에서 납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현상금을 걸었다.   

엘러는 비가 자주 내려 습하고 하루 온도차가 극심한 이 곳에서 생존하고자 기온이 떨어지는 밤이면 양치류와 나무 잎사귀 등 인근에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몸을 덮었다. 때로는 멧돼지굴과 진흙 속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가족은 그녀의 행적이 2주 넘게 발견되지 않자 세 대의 헬리콥터를 띄워 수색했다. 구조를 도운 이에게 1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그런데 실종 17일째 되던 날인 지난 24일 마카와오 삼림 공원 안의 깊은 계곡에서 구조 헬리콥터를 보고 손을 흔드는 그녀가 발견된 것이다.  먹을 것과 잠잘 장소를 찾아 개울 근처를 맴돌던 중 수색을 끝내고 돌아가던 헬리콥터 승무원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엘러가 발견된 장소는 자신의 차에서 7마일(11㎞) 떨어진 곳이다. 60명에 달하는 구조대는 당초 1.5마일 주변을 집중 수색했다. 엘러는 구조 직후 "모든 사람들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졌다"고 말했다.

 ABC 뉴스에 따르면 고펀드미 게정을 통해 많은 돈이 모금됐고 그녀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현상금은 그녀가 오후 5시쯤 발견된 날 아침에 5만 달러로 오른 상태였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구조 순간 그녀는 신발도 양말도 없이 맨발이었고 햇볕에 흉하게 피부가 탄 상태였다. (사진) 

하지만 경미한 부상만 입었을 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고 자신을 구조한 자원봉사 남성들과 함께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야생 딸기와 물이 많아 생존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어머니는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 절망이 엄습하는 순간에도 우리가 구조 프로그램을 계속하기만 하면 그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고 안도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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