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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몸이 불편하더라도 ‘교통약자석’에 앉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흔히 교통약자석을 노약자석으로 인식하고 젊은 사람이 앉아 있을 경우 시선이 따갑다.

요즘 2030세대들은 지하철이 공짜인 지공세대(65세 이상)들이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요금을 내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기도 한다. 출퇴근 콩나물지하철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을 배려해 백수인 어르신들은 아침일찍부터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교통약자석을 둘러싼 갈등이 자주 발생한다.
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1~8호선 지하철 교통약자석 관련 민원은 2014년 53건이던 것이 2015년 93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는 무려 114건으로 급증했다.


임신을 확인할 수 있는 산모수첩이나 확인서를 제시할 경우 보건소나 지하철역에서 받을 수 있다.


도시철도법과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의거 차량의 10%이상을 교통약자 전용구역으로 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울 지하철은 좌석의 30% 정도를 교통약자석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좌석은 노인뿐 아니라 장애인, 만 12세 이하 어린이, 임산부, 아이와 함께 탄 엄마, 환자 등 말 그대로 몸이 불편한 약자들의 좌석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관행으로 노약자석으로 인식하고 젊은 사람이 앉아 있으면 눈치를 준다. 심지어 대놓고 일어나라고 윽박지르거나 버르장머리 없다고 훈계를 늘어놓는다. 


임신 5개월인 30대초반 최모씨는 평소 임산부 배지가 유세인 듯 민망해서 달지 않고 다닌다. 하루는 퇴근길에 힘들어 교통약자석에 앉았더니 한 어르신이 계속 쳐다보면서 눈치를 줬다. 임산부라고 할 수도 없고 모른 체 앉아 있었더니 결국 젊은 사람이 앉아있다고 어른이 서 있는 게 눈에 안 보이느냐고 해서 임신했다고 할 수도 없고 그냥 일어나서 다른 쪽으로 가 서서 왔다.


‘교통약자석’ 의 정의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65세 이상 연세 드신 분들의 자리가 아니라 교통약자라면 누구나 앉을 수 있는 자리라는 것을 시민들이 다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하다가는 세대 충돌로 번질 수 있다. 교통약자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건강할지라도 앉을 이유가 있다고 믿고 신뢰하는 사회 분위기도 조성돼야 한다.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풍조가 세대간 갈등으로 번지는 세태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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