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 모 비서가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남성을 ‘통구이’라고 비하했다. 그는 저급한 표현이 문제가 되자 “극우세력이라고 생각해서 비꼬는 의미에서 글을 올린 것”이라고 해 한국당이 반발했다.
♦소병훈 의원 7급 비서 "이런 분들 특징이 목숨 아까운 줄 모르죠"
소병훈 의원실 7급 비서 이 씨는 지난 1일 오전 국회 본청 앞 잔디광장으로 차를 몰고 돌진해 차 안에 불을 붙인 60대 남성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뒤 “통구이됐어ㅋㅋ”, “통구이됐음”이라고 썼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불에 타 검게 그을린 6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국회 잔디밭에 쓰러져 있다.
이 씨는 “사상이나 종교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이런 분들 특징이 목숨 아까운 줄 모르죠”라는 글과 함께 ‘분신자살’ ‘혐오’ ‘쥐불놀이’ 라는 등의 해시태그도 달았다. 또 그는 “애국자께서 국회는 나라의 심장, 이래 놓고 심장에 불을 질렀어요”라고 빈정거렸다.
이 씨가 비하한 60대 남성은 지난 1일 국회 잔디밭 앞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스스로 불을 질렀다. 차 안에서 호소문 200여 장이 나왔다.
호소문에는 “국회는 국가의 심장과 같은데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특수활동비, 입법활동비, 수많은 특혜를 폐지하라” 등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3도 화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글이 논란이 일자 이 씨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 언론 통화에서 “‘통구이’ 발언은 지인이 쓴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면서 쓴 표현”이라며 “처음에 그 분이 극우 세력이라고 생각해서 비꼬듯 글을 올렸지만 성급하고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 같다.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와 가족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의원 이어 비서까지 파문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설 연휴 직후인 지난 6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과를 강조하며 "한국 경제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고 말해 ‘가짜뉴스’라는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의원에 이어 비서가 잇따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한국당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죽음도 조롱거리가 돼야 하나'
자유한국당은 15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비서가 ‘처음에 그 분이 극우세력이라고 생각해서 비꼬듯 글을 올렸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 "극우나 극좌 사상을 가지면 불에 타 죽어도 되는가? 죽음 후에도 조롱거리로 남아야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장능인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소속 공직자들에게 묻는다"며 "민주당 소속 일부 공직자들의 생각이야말로 ‘홀로코스트’적이며 ‘히틀러의 나치’스럽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비극적 죽음 앞에서도 조롱거리가 되는 세상이 무섭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난 5·18 공청회 관련해서 공청회 장소를 제공한 한국당 소속 의원도 제명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논리면 문제가 된 게시글을 올린 비서에게 공직을 부여한 민주당 소병훈 의원도 사실관계 확인 후 제명되어야 마땅하다"며 "민주당 대표 또한 국민께 고개 숙여 사과하기 바란다"고 역공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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