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한 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전 세계일보 사장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를 하면서 인용한 사자성어를 보면 금융업계가 처해 있는 상황과 미래 전망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이 인용한 '근심지무 원원유장(根深枝茂 源遠流長)'은 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무성하고 샘이 깊으면 물이 멀리 흘러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신용길 생몀보험협회장의 '선기원포(先期遠布)'란 한문사자는 유성룡의 '전수기이십조'에 나오는 적을 막아내는 방책 중 하나로 미리 척후를 멀리 보내 적의 동정을 파악한다는 뜻이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선택한 손자병법 구지편에 나오는 '동주공제(同舟共濟)'는 한 배를 타고 서로 힘을 합쳐 고난을 함께 극복한다는 의미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이 제시한 '운외창천(雲外蒼天)'은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은 사기의 항우본기에 나오는 '선즉제인(先卽制人)'을 인용해 남보다 먼저 도모하면 능히 남을 앞지를 수 있다는 뜻을 내세웠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사변독행(思辯篤行)으로 신중히 생각하고 명확히 변별해 성실히 행하라는 뜻의 문자를 인용했다. 손태승 우리은행 행장은 '정익구정(精益求精)'으로 뛰어 난 것보다 더욱 뛰어나야 한다는 한자성어를 인용해 신년사를 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가 2019년 올해 꼽는 키워드는 '리스크 관리' 라고 한다. 국내외 경기둔화로 대출 증가폭은 낮아지고 연체율이 높아진다. 여기에 카드수수료 인하, 가계 대출 규제, 금융당국의 규제정책으로 금융사 수입은 떨어진다. 이에 금융사들은 핀테크(금융기술)를 통한 디지털 강화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금융연구원은 국내 금융단기 수익률이 지난 해 11조 8000억원보다 감소한 9조 8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 등 6개 은행은 내년도 자산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6~8% 보다 낮은 3.3~5%로 잡았다. 과거에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보다 돈을 만지는 회사가 돈은 더 많이 번다고 해서 은행원으로 취업하는 것이 꿈이었다. 지금은 은행도 디지털화 되면서 건물과 사람 등 시스템 구조조정의 한파를 겪고 있다.
국내의 금융분야 계혁은 외국에 비해 낙후돼 있다. 불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상코인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디지털화 개혁이 뒤처지고 있다. 정부의 감독 기관은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무한 경쟁의 국제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도 금융계 CEO들이 외치는 소리를 귀 열고 들어야 할 것이다.
선비가 책을 보고 사자성어 인용한 것이 아니다. ‘선즉제인 정익구정’, 먼저 도모해야 경쟁자를 제압할 수 있고 남보다 뛰어 나고 뛰어나야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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