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63) JTBC 대표이사와 프리랜서 기자 김모(49)씨가 경찰 수사를 받는다. 김씨가 "손 이사가 주먹으로 얼굴과 어깨 등을 때렸다"고 경찰에 신고하자 손 이사가 "불법 인사청탁을 해왔다"면서 김씨를 검찰에 협박·공갈 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경향신문과 KBS를 거친 김씨가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24일밤 공개했다. 손 대표가 김씨의 일자리를 알아보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두 사람 사이의 사적인 대화도 담겨있다.
특히 손 대표가 “1년 만에 자한당과 조중동 세상이 됐음. 진짜 다이나믹 코리아다. 감기 조심해라. 한번 걸리면 끝이 길다” 등 언급도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가 이 사건을 병합해서 수사한다.
♦폭행 사건 전말
김씨는 경찰에 낸 진술서에서 "(지난 10일) 단둘이 식사하던 중 손 이사가 네 차례에 걸쳐 얼굴·턱·정강이·어깨를 가격했고, 이로 인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이에 손 대표는 "김씨가 불법 취업을 청탁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협박한 것"이라며 "정신 차리라고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0일 오후 11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근방 일본식 주점에서 "손 대표이사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112신고를 했다. 그는 주점에서 손 대표와 단둘이 식사를 하던 중 얼굴을 수차례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전치 3주의 상해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오히려 자신이 불법 취업 청탁과 함께 협박을 받았다며 상대방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사건 직후 인근 파출소에 찾아가 폭행당했다는 상황을 설명하고 사흘 뒤 정식으로 사건 접수를 했다.
김씨는 “사건 당일 손 대표이사가 저에게 JTBC 일자리를 제안했으며, 이를 거절했더니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행을 당한 직후 손 대표이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며 “손 대표이사가 폭행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제출한 해당 녹음 파일에는 “(손석희 사장님. 방금 저한테 (응) 폭력을 (하하하하) 행사하셨죠?) 야 그게 폭력이야? ㅎㅎ 앉어 알았어. 앉어, 앉어. (주먹으로 얼굴을 두 번 가격하셨네) 그래, 아팠다면 내가 인정할게. (어깨도 한번 치셨죠 그죠, 주먹으로) 그래... 아팠냐?, 아팠어? 아팠다면 폭행이고 사과한다”는 등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손 대표이사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앵커와 안나경 아나운서. 사진=네이버이미지
♦승용차 동승자 의혹
손석희 JTBC 대표이사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112 신고를 한 프리랜서 김 모 기자는 2년 전 차량접촉 사고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손 대표 차량의 동승자 의혹을 제기했다.
김기자가 경찰에 낸 추가진술서에 따르면 손 대표는 지난 2017년 4월 16일 밤 경기도 과천시 한 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낸 뒤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손 대표가 차량을 후진하다 견인차량에 접촉사고를 일으켰지만 그냥 주행하자 견인차량 기사가 뒤따라가 대로변에 차를 세운 뒤 합의를 했다고 한다.
김 기자가 이를 지인으로부터 전해 듣고 손 대표를 만나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 손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2017년 4월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낸 가벼운 접촉사고“라고 사고 자체는 인정했다.
김 기자는 이 문제로 손 대표를 만났다.
그는 손 대표를 만난 결과에 대해 "동승자 신원 등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했다"며 "피해자들은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동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는데 손 사장은 90세가 넘은 자신의 어머니가 탑승하고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불법취업 청탁 공방
손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불법 취업 청탁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접촉 사고를 두고 "기사화할 수도 있다"며 불법 취업 청탁을 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사장을 협박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씨는 "2017년 4월 손 이사의 뺑소니 교통사고 의혹을 취재하자 이를 덮기 위해 (손 이사가)JTBC 일자리를 제안하며 회유·협박했다"고 주장하면서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대화내용 11건을 공개 했다. 그는 "이력서 제출 등을 먼저 요구하면서 채용을 제안했던 건 손 대표"라고 반박했다.
손 이사로 추정되는 인물은 메시지에서 "지난 주말과 어제 거쳐 인사팀과 이야기했다"며 김씨에게 2년제 계약직 채용 절차를 안내했다. 또 "(공채로) 내가 밀어 넣으려 한다고 말이 많을 것"이라며 "그렇게라도 해보지 않는 건 내가 너한테 미안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손 대표가 김씨로부터 실제 이력서를 받았는지 "내가 좀 어레인지(조율)해서 탐사기획국장에게 넘겨놨는데...출장을 가서..."라고 했다.
♦손 대표 입장문
손 대표는 24일 JTBC 뉴스룸을 진행하면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했다.
손 대표는 “그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일축했다.
손 대표이사는 2017년 4월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 차량과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는데, 김씨가 지난해 여름 이 사실을 듣고 자신을 찾아 기사화를 빌미로 협박했다고 밝혔다.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라고 해명했다.
♦다음은 김씨가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
<날짜 미상>
이력서는 내가 좀 어레인지해서 탐사기획국장에게 넘겨놨는데 본인이 아직 답은 못 구한 듯. 내가 13일부터 일주일간 휴가인데 그 이후에 가든 부든 아니면 또 뭐가 있든 답을 갖고 올 거외다. 아직은 공기가 좋으니 잘 지내시우.
<9월 12일>
~^^;; 이력서를 하나 받아뒀으면 합니다. 당장 자리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그 자리라는 것도 사실 아시는 것처럼 쉽지 않습니다. ...암튼 그래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회사에 도움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누구에게든 설명을 하려면 뭔가 자료나 근거가 있어야지요. 저의 메일로 부탁합니다.
<날짜 미상>
...그리고 이XX 국장과 논의. 일단 프리랜서 취재기자로 조인 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보고 필요하면 통화를 하게 해달라고. 그다음은 역시 퍼포먼스가 중요. 생각해보길.
<12월 14일>
국장이 출장 중이어서 아직 만나진 못했으나 담주 중에라도 볼 예정이다. 너도 생각이 오락가락하겠지만, 암튼 세상에 쉬운 것도 없고 장담할 일도 없으니 일단 최선을 다해보자.
<날짜 미상>
... 대상이 누구냐에 대해선 이견이 많을 테고 내가 밀어 넣으려 한다고 말들이 많을거야. 그런데 그렇게라도 해보지 않는 건 내가 너한테 미안한 일인 것 같다. 여기까지. 또 얘기하자.
<12월 19일>
암튼 막히면 뚫든가 돌아가야 하는 법. 최대한 방법을 찾아볼 생각.
<12월 20일>
시간날 때 의견서 하나만 보내주라. 국내 미디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미디어와 미디어가 처한 상황. 미디어가 행하는 모든 행위들에 대한 비평적 접근. 뭐 좀 뜬금없이 요구해서 미안하다만 좀 보내줘. 내가 좀 생각하고 있는 게 있어서 그렇다.
<12월 26일>
일단 의견서만 읽어봤다. ... 암튼 의견을 들으려 했던 건 기존에 있던 틀만 생각하면 방법이 잘 안 생겨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중. 그렇다고 맨땅에 헤딩하는 건 아니다. 원래 있던 프로그램의 성격을 좀 바꿔서 팀을 만드는 걸 생각 중이다...
<12월 27일>
1년 만에 자한당과 조중동 세상이 됐음. 진짜 다이나믹 코리아다. 감기 조심해라. 한번 걸리면 끝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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