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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로 올해 미국의 성탄절은 비명으로 가득 찼다. 산타는 오지 않고 미국 주가뿐 아니라 글로벌 주가가 대폭락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버블’이 터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은 현실을 알아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했다. 하지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앙심을 품고 ‘해고’로 보복하려 했다. 이 여파로 검은 성탄절이 되자 백악관은 "파월은 100% 안전하다"며 대통령의 메시지를 거둬들였다. 그러자 미국 주가는 이번엔 로켓처럼 상승했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직설적이면서도 노골적이다. TV 예능프로그램 MC로 이름을 날린 터라 표현이 구체적이고 적확하다. 백악관 고위관계자의 경질이나 세계정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명료하게 밝힌다. 반면 즉흥적인데다 감정적이어서 종종 갈등의 씨앗이 된다. 파월 의장에 대한 반감 표시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경질 과정에서 보여준 좌충우돌은 글로벌 안보, 경제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이어서 문제가 된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고 갈등이 일어나도 내버려두는 태도를 보인다. 메시지는 은유적이고 대체로 애매모호하다. 그러다보니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다.  

문 대통령은 ‘김&장’ (김동연 부총리 대 장하성 정책실장) 간 대립이 벌어졌을 때 "우리는 원팀"이라는 말만 했을 뿐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혼란을 키우기에 앞서 두 사람 중 한 명을 선택해 국민에게 확고한 방향을 전달해야 했다. 

아르헨티나 G20 회의 중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이 터졌다. 조국 민정수석 경질론이 거셀 때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국내에서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정의로운 나라, 국민들의 염원을 꼭 이뤄 내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국민들의 염원까지 언급했으니 조 수석을 경질하겠구나"라고 생각한 국민은 순진하다는 소리만 들었다.  

세계 경제의 하락세에 앞서 국내 경기가 급속도로 하강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수출로 버텨왔지만 버팀목이던 반도체마저 비실비실하고 있다. 반도체의 전년 동기 수출증가율은 12월 끝내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정책을 수술하고 궤도를 바꾸지 않으면 한국경제가 파산할 지경이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숙박업, 도소매업, 음식점 등의 자영업자들은 내년 최저임금이 10.9%나 인상돼 울상이다. 내년 7월이면 대대적인 해고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같은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보완조치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리도 아닌 현 정부의 첫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보완’을 말했으니 경제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만 했다. 당연히 내년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안의 유보 조치가 나올 것으로 받아들인 사람이 많았다. 

TV에 나온 한 경제학 교수도 그런 기대를 품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잘못 알아들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회의를 한 차례 연기했지만 고용노동부 장관이 브리핑한 것은 약정휴일을 최저임금 계산에서 뺀다는 내용이었다. 경제부총리는 나랏돈 9조원 투입을 공언하면서 최저임금제 고수 방침을 재천명했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개혁안을 가져오자 문 대통령은 "덜 내고 더 받는 방안"을 지시했다. 최종적으로 복지부가 가져온 답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4지선다형이었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얼마나 스펙트럼이 넓기에 이럴까 싶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모호하면 정책도 오리무중으로 빠진다. 문 대통령은 우회전할 것처럼 말하면서 실제로는 좌회전하고 있다. 원로 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비행기를 잘 못 타고 있어 경제가 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중에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메시지의 혼란스러움에 대해 말이 많아지고 있다. /12.28자 에너지경제 전문가시각 칼럼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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