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상장 9년 만에 퇴출 위기에 놓였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 이화여대 앞에서 1호점을 연 후 30여년을 이어온 국내 굴지의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다. 1996년 제일교포 2세가 세운 일본 미스터피자 본사를 인수해 ‘토종 피자’로 키웠고 2009년 피자 업체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초고속 성장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3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MP그룹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이 결과가 받아들여지면 상장폐지가 확정되고 정리매매에 들어가게 된다. 과연 미스터피자는 상폐를 막아낼 수 있을까
피자업계 1위의 상폐 위기는 충격이다. 그러나 미스터피자는 최근 몇 년간 잡음이 끊이지 않아 예고된 수순이다. 대부분 오너의 문제였다.
눈물겨운 고생으로 일군 탓인지 오너의 갑질과 횡포는 수준을 넘어 결국 비수가 됐고 날개 없는 추락이 시작됐다.창업자 정우현 전 회장은 <나는 꾼이다>를 출간했다. 어릴 때 농사일로 단련된 몸으로 동대문 섬유시장에 들어와 일을 배우고, 한 해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거상이 됐다고 한다. 그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10년 이상 오직 앞만 내다보며 살았다고 한다.
자신의 저서에 “22년 전에 미스터피자를 창업하고 겨우 첫 점포 하나를 여는 미스터피자 제1호 개점 축사에서 나는 당시 대부분 평생에 한 번도 피자를 먹어보지 못한 하객들 앞에서 당당하게 대한민국 1등 브랜드가 되겠다고 떠벌렸다. 그때 나를 보며 웃음을 참느라 고생하던 하객들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왜 안 그랬겠는가. 수많은 먹거리 중에서도 당시 피자는 그저 선진 국민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시절이었다.”고 썼다.
그런 그가 지난해 6월 가맹점 갑질과 경비원 폭행 논란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해 7월 정 전 회장은 횡령 및 배임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거래소의 상장적격심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미스터피자는 100명이 넘는 가맹점주들이 부당한 광고비(매출의 4프로, 1년에 1000만원이 넘는 비용)에 대해 항의하자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인 가맹점주에 대해 가맹점계약해지를 했다.
그런가 하면 피자 재료인 치즈를 가맹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정우현 회장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어 가맹 업체들에 비싼 가격으로 치즈를 공급하는 식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기도 했다.
광고비 절반을 본사가 부담하도록 한 정부 지침과 달리 90% 이상을 점주들이 부담케 하는 등 가맹점들에 각종 부담을 떠 넘기도 했다.
자신의 프랜차이즈에서 탈퇴한 점주의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내고 이른바 ‘보복 영업’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탈퇴 점주들이 ‘피자 연합’이라는 조합을 만들자 이를 주도한 점주 2명의 매장 근처에 올해 초 직영점을 연 뒤 일부러 손해를 보더라도 본사 차원에서 상대의 손해를 계산하면서까지 영업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탈퇴 점주가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생겼다.
2017년 6월 정우현 회장은 서울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여러 논란과 검찰 소환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금일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결국 2017년 7월 6일 갑질과 치즈통행세, 횡령, 보복출점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MP그룹 측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무거운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 며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이번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명, 상장사의 지위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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