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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은 국무회의장에서 이런 농담을 한 적이 있다. “고양이와 개가 만나면 왜 싸우는지 아느냐”라고 물은 뒤 장관들이 관심을 보이자 이렇게 말했다.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들고 살랑살랑 흔들고 기분이 나쁘면 꼬리를 내린다. 고양이과 짐승은 기분이 나쁘면 꼬리를 빳빳하게 들고 공격자세를 취하고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딱 내린다고 한다. 이러니 개와 고양이가 만나면 문제가 생긴다. 개가 꼬리를 치켜들면 고양이가 ‘너 한번 해보자는 거냐’라고 받아들이고 반면에 개는 꼬리를 내린 고양이에 대해 ‘너 긴장했나’ 라고 생각한다.”  국무위원들은 재미가 많은 듯 신나게 웃었다. 



소통의 어려움을 말해주는 예화다.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불통의 굴레에 빠진다. 소통에 달통하려면 잊지 말아야 하는 게 하나 있다. 유머다. 상대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서로의 거리를 없애주는 지름길이다. 물론 노 대통령은 실패했지만. 지도자들 중에는 낙관주의와 유머로 성공한 리더십을 창출했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로널드 레이건(1911~2004) 전 미국 대통령이다.  

조연급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은 지천명의 나이인 51세에 정치에 입문했다. 공화당 후보로 55세인 196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됐다. 여세를 몰아 10년 뒤 대선 후보지명전에 나갔지만 실패했다. 실의를 딛고 4년 후 대통령 고지를 밟고 연임했다. 역대 대통령 인기도를 조사하면 앞 순위에 들어간다. 퇴임 지지율도 60%가 넘었다.  

레이건은 분석적이지는 못했으나 의사 전달 방식에 탁월했다. 가끔 자신을 비하하는 즉흥적인 유머로 국민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미리 준비한 시나리오 대본에 얽매이는 대신, 현장 분위기를 맞춰 창의적으로 대응했다고 한다. 달리 말하면 임기응변이고 연예인식으로 말하면 애드립을 많이 했다. 


레이건은 1980년 대선에서 카터에 끌려가고 있었다. 레이건이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여러분 지난 4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느끼십니까? 그렇다면 카터 대통령에게 투표하십시오. 그런 느낌이 없다면 저를 찍어 주십시오.” 

당시 토론회에서 그는 특이한 몸짓으로 카터를 물리쳤다. 카터가 공격해오면 레이건은 고개를 치켜들며 미소 짓더니 “또 시작이군요”라고 말했다. 간명하고 적절한 몸짓은 청산유수 같은 말보다 효과적이고 호소력이 있다. 

 레이건은 73세이던 84년 대선에서 한 기자가 레이건의 고령을 문제 삼자 “이번선거엔 나이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민주당 먼데일 후보가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다. 더 이상 나이문제는 이슈가 되지 않았다. 

레이건은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색을 두고 고민했다. 화장으로도 나이는 감출 수 없었다. 방법은 적포도주 한 잔이었다.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밥을 두둑하게 먹었고 그 때 적포도주 한잔을 마셨다. 그러면 얼굴색이 좋아지고 토론에서 활달해져 토론에서 이기곤 했다고 한다. 

그는 낙관적이었고 유머와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81년 4월30일 저격을 받아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갔다. 대통령의 주위를 젊은 여자 간호사들이 빙 둘러 샀다. 그가 조크했다.  “혹시 낸시가 내가 미인들에게 둘러 싸여있는 것을 알고 있을까?” 

부인 낸시 여사가 울먹이며 나타나자 말했다. “여보, 나 당신 말 들어야 되는데, 머리 숙이는 것을 깜박 잊었어.” 이어 의사들이 수술에 들어가자 거듭 유머를 던졌다. “ 당신들 모두 공화당원이겠지요?” 주치의가 답했다. “예, 오늘만은 우리 모두 공화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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