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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군은 병사들과 먹고 자는 것을 똑같이 했다. 추위도 더위도 병사들과 함께 묵묵히 견뎌냈다. 장군은 병사들이 먹는 음식을 먹고 병사들이 입는 옷을 입었다. 잠은 병사보다 적게 잤다. 잠자리는 병사들과 다를 바 없었다. 잠자는 시간이기 때문에 자는 것이 아니라 꼭 잠을 자야할 때만 잤다. "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전사에 세계 최고의 장군으로 꼽히는 명장 한니발(BC 247~182)에 대한 평가다. 카르타고의 한니발은 아프리카에서 코끼리를 타고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침공했다. 16년 간 세계 최강 로마 땅 안에서 로마를 손에 쥐고 뒤흔들었다. 부하들의 공감을 이끌어냈기에 가능했다.


지시와 명령만으로 충성심을 이끌어 낼 수 없다. 하나의 팀을 만들기 위해선 효율성을 넘어 격의 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지휘관은 부하의 눈을 쳐다보면서 얘기를 들어주고, 박수를 치며 기쁨을 나누고, 등을 쓰다듬으며 슬픔을 위로해줘야 한다. 

한국의 수많은 정치지도자들, 회사 사장들이 놓치는 대목이다. 불통과 명령 리더십으론 자신이 이끄는 팀을 혼연일체로 만들 수 없다.  


카르타고 명장 한니발. 튀니지 지폐 5디나르의 얼굴 모델이다.




4 년간의 항우와 천하쟁패전에서 이겨 천자 자리에 오른 한나라 초대 황제 유방(BC 202~195 재위)이 공신들에게 물었다. “여러 장수와 제후는 숨기지 말고 솔직히 말해 달라. 내가 천하를 얻은 것은 뭣 때문인가? 항우가 천하를 잃은 이유가 뭔가?” 

같은 고향출신 공신이 나섰다. 

“폐하는 성을 뺏으면 재물을 나누고 이익을 같이 했습니다. 반면 항우는 어질고 재능 있는 자를 시기하고 공을 세운 자를 미워하고 현자를 의심하며  전투에서 승리해도 공을 돌리지 않고 땅을 얻어도 이익을 나누지 않았습니다. 항우가 천하를 잃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유방이 말한다. “공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군. 나의 재주는 전쟁을 꼼꼼히 대비하고 최고의 계책을 내놓는 장량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국가를 관리하고 경제를 살피는 데 대해서는 소하보다 못하며, 수십만 병력을 통솔하고 나가서 싸우면 이기는 재주는 한신 보다 아래이다. 이 세 사람은 당대의 유능한 인재들이다. 나는 마음을 기울여 그들을 썼기 때문에 천하를 얻을 수 있었다. 항우에게도 범증 한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항우는 그마저 끝까지 믿지 못했지. 그래서 나한테 잡힌 것이오.” 

소통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이익을 같이 나누는 것이다. 자기편하고만 이익을 나누면 협소하고 반대편과도 돈과 공명을 나누면 큰 그릇이 된다.

그릇의 크기가 작은 사람은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다. 자기 창고에 들어온 곡식 한 톨 나누지 않는다. 지도자가 탐욕을 부리고 이익을 독차지 않으면 부하들이 떠난다. 그러면 배신과 변절이 판치는 양아치 세계에 불과하다. 

유방은 내편 네편을 떠나 자신이 가진 많은 것을 나눠 줄 줄 알았다. 그래서 그의 주변엔 목숨을 건 부하들이 많이 따랐다.  

항우는 대장군 한신의 재능을 알아차리지 못하여 쓰지 않았다. 한신은 어렵던 어린 시절 불량배들이 가랑이 밑으로 지나가라고 협박하자 따랐던 적이 있다. 과거의 조그만 흠결 하나를 두고 명분주의자 항우는 ‘사내답지 못하다’고 배척했다. 

길길이 뛰며 사나워도 하루에 천리를 가는 천리마를 잘 다루는 사람이 있다. 우격다짐으로는 불가능하다. 말과의 대화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배짱과 용기 등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이심전심의 포용력이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 그런 기질이 없다고 판단되면 남의 앞에서 사람을 이끌 생각을 말아야 한다. 그저 소시민처럼 한 세상 살고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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