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의 병ㆍ의원에서 주사를 맞은 환자가 잇달아 숨져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12일 질병관리본부와 인천시는 지난달 3일 인천 남동구 한 의원에서 여성 2명이 일명 ‘마늘주사’를 맞고 패혈증 증세를 보이다가 결국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같은 달 부평구 의원과 연수구 종합병원에서 수액주사와 해열ㆍ진통제 주사를 맞은 환자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인천지역에서만 두 달여 사이 주사를 맞은 뒤 숨진 사고가 4건이나 발생하자 지역 주민들은 아파도 병원가기가 두렵다고 한다. 게다가 숨진 환자들이 진료 받은 병원은 물론 주사의 종류도 다르다 보니 원인 추정이 어려워 특정 병원을 피할 수도 없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인천지역 온라인 맘 카페에는 아파서 병원에 갔지만 불안해서 주사를 맞지 않고 약만 받아 왔다는 등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을 확인할 수 있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경찰에 따르면 A(11)군은 지난 11일 오후 3시 38분께 인천시 연수구 한 종합병원에서 장염 치료제 수액 주사를 맞던 중 숨졌다고 한다. 이 병원을 찾은 지 30여분 만이다.
A군은 장염 증상을 보여 한 개인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자 이 종합병원에 왔지만 병원에 도착한 지 30여분 만에 목숨을 잃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병원 관계자는 경찰에서 "A군은 피검사에서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와 장염 치료제를 섞은 수액 주사를 처방받았다"며 "그러나 30여분 만에 의식을 잃었으며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고 진술했다.
또 9월 13일 부평구 한 개인병원에서 50대 여성이 항생제와 위장약을 섞은 수액 주사를 맞은 뒤 심정지 증상을 보이다가 17분여 만에 숨졌다.
올해 9월 3일 남동구 한 의원에서는 60대 여성 2명이 원기회복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마늘주사'를 맞은 뒤 패혈증 쇼크 증상을 보였다. 이들 중 한 명은 병원 치료를 받던 중 나흘 만에 숨졌다. 사인은 '세균성 패혈증'으로 알려졌다.
연수구 한 병원에서는 9월 26일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설사와 복통 증상을 보이던 40대 남성이 주사를 맞은 뒤 2시간 30여분 만에 숨졌다.
문제는 빠른 시일에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여 병원 진료에 대한 불신감을 없애야 하는데 보건 당국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지만 부검이 길어지는 탓에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두 달여 사이에 주사를 맞은 환자가 4명이나 숨진 것은 이례적이지만 과거에도 주사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015년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은 환자 등 97명이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에 집단 감염됐으며,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오염된 영양수액을 맞고 잇따라 사망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강남구 신사동 한 피부과에서 상온에 60시간 방치한 프로포폴 주사제를 맞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세를 보이기도 해 보건당국의 안일한 관리감독이 우려스러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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