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단어는 화산과 같아야 한다./격렬하게 솟구쳐 힘차게 분출 되어야 한다./무서운 신의 분노처럼/피 끓는 증오처럼/나는 바란다. 그것이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기를/피로 흥건하게 물든 고문실 벽처럼/너 안에 무덤들이 똬리를 틀지언정/나는 정확하게 분명하게 기술하고 싶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나는 단어를 찾는다''의 한 부분이다.
쉼보르스카(사진)는 1923년 폴란드 중서부의 작은 마을 구르니크에서 태어나 야키엘른스키 대학교에서 문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 1945년 문단에 데뷔한 뒤에 첫 시집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로 부터 1957년 스랄린을 비판한 ''예티에게 외치다.'' 1962년 ''소금'' 1967년 ''끝없는 재미'' 1977년 ''큰 수'' 1993년 ''끝과 시작'' 등 12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1996년에 노벨상을 받았으며 2012년 89세로 사망했다. 유고를 모은 ''충분하다''는 시집이 나와 있다. 역사와 예술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찰에서 부터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 그리고 인간의 본질과 숙명에 대한 집요한 탐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 세계를 펼쳐 보였다. 그의 시는 상징과 비유가 화려하며 실존주의를 시에 넣어 표현할 수 있다는데 놀라게 된다.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을 하면서 ''진정한 시인이라면 자기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나는 모르겠어'를 되풀이해야 한다. 시인은 자신이 만든 작품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는 명언을 남겼다.
쉼보르스카는 그의 시와 연설에서 문인은 표현을 위해 적절한 단어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그의 신념대로 문학과 철학을 위한 삶을 살았다. 시 한편을 완성하기 위해 한 달 또는 일 년이 걸리기도 하고 평생 동안 미완성 작품을 옆에 두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의 문학적 퇴고와 철학적 탐구가 그의 작품에도 표현되어 있다.
''두 번은 없다''는 시에는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며 인간의 실존을 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그는 단어를 찾고 질문을 계속하는 시인의 삶을 살았다. 사유와 글 짓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쉼보르스카의 문학과 철학이 주는 감동에 접해 볼만하다.
=이동한 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전 세계일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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