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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기자의 세상만사(1) 다양한 인간상 보여주는 포토라인 - mb 메시지 나름 의미 있어 -
  • 기사등록 2018-03-15 08:12:51
  • 기사수정 2018-04-08 19: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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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라인은 라인이 아닌 삼각형이다. 그냥 줄도 아니고 둥근 원도 아니고 각진 네모도 아닌 뾰족한 삼각형인 것은 본래 이유가 있을 터. 무시무시한 조폭이나 저승사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길을 꼭짓점으로 표시하기 위해서인가.

누구라도 포토라인에 서면 공포에 휩싸인다. 저곳에서 무사히 빠져나올까? 전직 대통령이나 권력 실세나 예외가 없다. 꼭짓점에 서서 후들거리는 두 발에 힘을 준다.

거기서 인간은 운명의 추락, 인격의 몰락을 예감한다. 자유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세상과 타협을 시도한다. 사과와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그 때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실망시켜 드려 면목이 없다”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새는 죽을 때 울음이 아름답다고 했다. 사람은 마지막때 겸손해진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지도 않았다. 연희동 골목에서 “정치적 필요에 의한 것 ”이라는 골목성명을 발표하며 저항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민에게 "죄송하다"를 세번이나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훈계성 발언을 해 정치보복이라는 뉘앙스를 감추지 않았다. 마지막이 아니라는 의미인가? 마지막 남은 안간힘을 다해 전직대통령의 위엄을 갖추기 위해서인가.

스포트라이트는 지중해 햇살처럼 쏟아진다. 그 앞에 서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지난해부터 우리는 다양한 인간군을 보았다.

최순실은 국정농단의 주역답지 않게 혼비백산하고 차은택은 문화계 황태자라는 명성과 달리 겁먹은 표정으로 울먹였다. 세상엔 깜냥도 안 되는 자들이 너무나 많다. 문고리 실세라며 호가호위하던 안봉근은 양상군자처럼 슬그머니 들어가다 걸려들었다.

한 시대의 실세였다면 담담해야 한다. 국민이 주시하는 데 파렴치한처럼 보이면 나라꼴이 우습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처럼 웃으며 “꽃잎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라고 읊을 정도가 돼야 한다. 연기라고 해도 그럴싸하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숙명이면 받아들이겠다”며 “헤쳐 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말했다. 1년 사이 4번째 피의자로 소환됐으니 소회가 깊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포토라인은 나름 여운이 남는다. 전직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세계인 앞에 서는 것이다. 이런 희비극이 또 일어날까.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헤겔은 말했는데...



▲ 이명박 전 대통령의 귀가. 20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15일 새벽 여유 있는 표정으로 검찰청사를 빠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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