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언행이 진정성을 의심받을 정도다. 지난 9일 검찰에 돌발출석한 것부터 그랬다.
고소한 비서 김지은(33)씨가 서울서부지검에 조사받은 시간에 안 씨는 느닷없이 출두했다.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한다면 피해자를 조사한 검찰이 부를 때까지 기다려야 정상이다.
전 비서 김씨는 안 전 지사 출두에도 꿋꿋하게 조사를 받았다. 잠시 조사가 중단됐지만 휴식을 가진 뒤 진술을 다 마쳤다.
검찰은 범행 장소로 지목된 오피스텔, 도지사 관사와 집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김씨가 주장한 오피스텔 성폭행 시점인 2월25일분 등 상당한 분량의 CCTV 영상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CCTV 영상에는 안씨가 24일 밤 먼저 오피스텔에 들어간 뒤 김씨가 25일 0시를 넘겨 방문하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오피스텔은 수도권의 한 건설사 소유로 돼 있다.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 주요 주주로 올라있는 S모씨는 안 전 지사의 친구로 알려졌다. 친구 송 모씨는 더좋은연구소 부소장과 직원 급여까지 현금으로 지급했다. 소장은 안희정, 부소장은 노무현청와대에서 근무한 여택수씨다. 안 전 지사는 뇌물죄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안 전 지사는 돌발출석하면서 김씨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방어권을 행사해 구명도생하겠다는 것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10일 새벽 귀가하면서 "상실감 배신감 느끼게 해 미안하다"며 뒤늦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전 지사는 피해자에게도 미안하지만 자신의 부인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희정은 수도권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티즌들은 사과한다고 고개 숙이는 것과 달리 구명도생에 나서는 안희정의 모습이 위선적이라고 지적한다. 전형적인 악어의 눈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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