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당국이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실을 20일(현지시간) 공식 시인했다. 실종된 지 18일 만이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으며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자국인 18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고 외신이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고문인 사우드 알-카흐타니와 정보기관 부국장인 아흐메드 알-아시리 장군을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국내외 매체에 사우디 정권과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기고해왔던 카슈끄지는 결혼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지난 2일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끔찍하게 살해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사우디 정부는 터키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정부 요원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손 가락이 잘리는 고문을 당한 뒤 토막살해 당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가 사우디의 미스터 에브리씽(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과 가깝고 암살 이후에도 트럼프가 암살규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서도 사우디 정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것도 그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검찰의 발표 몇 시간 전 “의회와 논의하겠다”며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사우디 왕실에 의해 끔찍하게 살해된 언론인 자말 까슈끄지(60). 할아버지가 왕실 주치의를 지내고 삼촌은 세계적 무기 중개상 큰 손이다. 아랍의 봄 때 민중혁명을 지지했고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집권한 뒤 폭정을 비난해왔다. 사우디에서 알마디나 편집장을 지내는 등 언론인 활동을 하다 반체제로 찍혀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알아랍을 창간하고 워싱턴 포스트에 칼럼을 썼다. 살해전 '표현의 자유와 사우디의 언론 탄압 현실'에 대한 마지막 칼럼을 남겼다. 사진=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따뜻하고 바른 사회를 위한 불편부당 시대정론지 이슈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