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조명균 사태 논란 확산...탈북민단체 "우리는 2등국민이 아니다" 울분 - 탈북민기자 판문점 취재 금지에 IPI도 '언론자유 위반'서한 보내
  • 기사등록 2018-10-15 16:09:38
  • 기사수정 2018-10-18 07:30:18
기사수정


통일부가 15일 탈북민 출신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에게 남북고위급 회담 취재를 불허해 대북 눈치보기 논란이 일고 있다. 통일부는 이 같은 조치를 북측에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통일부 자체적으로 취한 것이고 탈북민의 신변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명균 장관의 취재금지 조치는 헌법상 언론과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 것인데다 북한에 알아서 기는 행동이라는 비판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탈북민 단체에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17일 탈북민단체를 망라한 비상대책본부를 결성하고 "탈북민은 이등국민이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을 배제하는 평화는 누굴 위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탈북민 사회를 우롱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일부는 조명균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조 장관은 탈북자 단체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탈북자단체는 "우리의 생존권을 박탈한 조 장관과 만나고 싶지 않다"면서 거부하고 있다. 


국제언론인협회(IPI)는 "정부가 비판을 두려워하며 언론자유를 짓밟을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방문 때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언론과 탈북민들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말이 들린다"는 질문에 "역사상 지금처럼 언론자유를 구가하는 시기는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조명균 사태는 이런 말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언론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한국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데 대해 야권은 "통일부가 막가고 있다"며 어이없어 하고 있다. 한 언론인은 칼럼에서 " 인종차별, 이민자 차별을 일삼는 미국 트럼프도 이런 짓은 안 한다"며 "이렇게 굽신거리면서 평화를 얻고 북한의 마음을 얻을 것으로 봤다면 큰 오산이다. 알아서 기는, 북한에 잘못 길들어져 가는 우리의 모습이 부끄럽다"고 썼다. 


김 기자는 2013년에 기자생활을 시작한 5년차 기자다. 통일부를 계속 출입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등 북고위층이 방한한 지난 2월 평창올림픽 때도 풀기자로 취재활동을 한 바 있다. 그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그것도 북한 지역도 아니고 남측 판문점 지역에서 풀(POOL)기자로 참가하는 것을 불허한 것이다.


조명균 통일장관은 고위급 회담 전날 김 기자에게 풀기자 불허를 통보했다고 한다. 조 장관은 그 사유에 대해 “판문점이라는 상황, 남북고위급회담의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사태가 확산돼도 '회담의 원만한 진행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통일부 출입기자단의 재발방지 약속을 거부했다. 


통일부 기자단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 성명


 통일부 기자단은 16일 성명을 내고 항의했다. 통일부 기자단은 이번 논란에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까지 규정했다. 이날 기자단 성명에는 통일부를 출입하는 50곳 언론사, 77명의 기자 가운데 49곳 76명이 참여했다. 

성명서는 “남측 지역에서 진행되는 남북회담에 통일부가 선제적으로 특정기자를 배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북한이 탈북민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바탕으로 김 기자의 취재에 반발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통일부가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취재진의 출신을 문제 삼는 것은 북한의 월권’이라고 부당함을 지적하면 될 일이지 정당한 취재활동을 막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 통일부의 블랙리스트


야당은 통일부의 블랙리스트라고 비난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5일 통일부가 탈북민 출신 기자에게 남북고위급회담 취재를 불허한 데 대해 "통일부는 탈북기자에게 사과하고 앞으로는 탈북 기자도 자유로운 취재 허용한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부가 탈북 기자를 판문점 취재에 배제한 것은 통일부도 여전히 냉전의식에서 못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질타했다.

그는 "남북한 평화가 온다는 것은 누구나 남북한 방문에 제약이 있어선 안된다는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의 시대에 탈북자가 블랙리스트 1호가 된다면 그건 진짜 평화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한국도 월북자가 한국에 재방문하는 것을 불허해선 안되고 북한도 탈북자가 북한에 가는 것을 금지해선 안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통이 크다면 탈북자도 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통일부는 '한정된 공간에서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데, 김명성 기자가 활발한 활동을 해서 널리 알려졌으니 취한 조치'라는 말도 되지 않는 구차한 변명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그렇잖아도 북한 김정은 대변인이냐는 조롱을 받고 있는 조명균 장관이 북한의 눈치를 살펴 언론인 취재불허 조치를 한 것 아닌지 의문"이라며 "북한의 심기를 살펴서 취한 조치라면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버린 것이고 주권국가로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는 "통일부장관은 대한민국 국무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탈북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통일부가 오히려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이 같은 행태는 탈북민 인권과 언론의 자유를 심각히 훼손하는 중대한 헌법위반 행위"라며 통일부에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issuegate.com/news/view.php?idx=223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Warning: include_once(../news/side_banner_menu.php): failed to open stream: No such file or directory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Warning: include_once(): Failed opening '../news/side_banner_menu.php' for inclusion (include_path='.:/usr/share/pear:/usr/share/php')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