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8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님을 세 차례 만났는데, 제 감정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정말 가까워졌구나' 하는 것"이라며 "또 큰 성과가 있었는데,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때문이다. 북남 관계, 조미 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역사적인 조미대화 상봉의 불씨를 문 대통령께서 찾아줬다"며 "조미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해 주변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이 됐다. 다섯 달 만에 세 번을 만났는데 돌이켜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또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있었고, 그 신년사에는 김 위원장의 대담한 결정이 있었다"며 "한편으로, 우리가 지고 있고 져야할 무게를 절감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8천만 겨레에 한가위 선물로 풍성한 결과를 남기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 전 세계도 주시하고 있고, 전 세계인에게도 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두 남북 정상은 18일 오후 3시45분부터 5시45분까지 두 시간동안 노동당 중앙청사에서 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회담장 로비에 설치된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 2018.9.18.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18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그러나 미국 기류는 완연히 다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생물무기를 포함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제거를 원한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국가 생물방어 전략' 정책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 러시아, 시리아 등의 국가가 생물무기금지협약(BWC)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볼턴 보좌관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조미상봉의 불씨를 키웠다'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주제에 대해 얘기하면 정말 좋겠지만 오늘은 생물방어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즉답을 피했다.
미국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비슷한 시각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조치들을 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행동들을 통해 싱가포르와 판문점에서 한 약속을 이행할 역사적 기회(historic opportunity)"라며 김 위원장을 압박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가 같은 속도로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상황의 속도라는 관점에서 말하자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것은 하나의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우리는 두 눈을 부릅뜨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선 "우리는 한국이 북한과 마주 앉았을 때, 미국이 북한과 마주앉을 기회를 가질 때 진전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면서 "때문에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긴밀하게 지속해서 상의하고 있다"며 "마주 앉아 대화하고 정기적으로 협상하는 건 분명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27일 북한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장관급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회의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향한 노력을 안보리에 보고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이 현행 제재를 이행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대북 압박의 강도를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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