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오후 6시1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과 기자들 앞에서 “여러분과 함께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시작하겠다”고 정치재개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전 대표는 지방선거 참패 이후 미국으로 7월11일 방미한 뒤 이날 66일 만에 귀국했다.
홍 전 대표는 공항에서 “지난 36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며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왔다”며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충심을 다해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대표 경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지금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하는 일이지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향후 국내 행보와 관련해선 “좀 더 공부할 부분이 있다”며 “미국에 가서 달라질 세계 외교 질서에 대해 좀 공부했다. 그리고 이 나라의 바람직한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좀 더 공부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미리 준비한 메모를 들고 "지난 대선은 탄핵과 국정농단 프레임에 갇혀 패배했고, 이번 지방선거는 남북평화 프레임에 갇혀 참패했다"며 "모두 제 부덕의 소치이고, 제가 잘못한 탓"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6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해오며 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해왔다. 패전지장을 공항에 나와 반갑게 맞아준 여러분들의 정성에 정말 감사드린다.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항에는 한국당 강효상 의원과 김대식 전 여의도연구원장, 배현진 대변인, 강연재 서울 노원구병 당협위원장 등이 나왔다.
이날 공항에는 50여명의 지지자들이 ‘홍준표는 옳았다’ ‘Again(어게인) 홍준표’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홍 전 대표를 맞이했다. 한 여성 지지자는 공항 바닥에 큰 절을 하며 홍 전 대표를 영접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의 귀국으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긴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에 대해 “평당원이고 이제 자연인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 측근은 홍 전 대표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한 측근은 “홍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하는 등 정치재개를 하면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며 “선거에서 대패해 한국당을 이런 지경으로 만들어놓은 데 대해 책임져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투톱으로 당을 이끈 김성태 원내대표도 홍 전 대표에게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지내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13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자연인 홍준표가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다. 자연인 홍준표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이렇게 살아가시는 것이지,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와 제1야당으로써 관계를 가져가는데 결정적인 영향력 행사하는 이건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단언한다”고 했다. 그는 “고향 창녕에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지내시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로 볼 때 홍 전 대표의 국내정치 재개로 한국당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내분 격화에 따른 권력투쟁이 일상화될 수 있다. 현재의 주류와 비주류가 갈등이 심화되면 대여 투쟁 집중력도 분산될 수 있다. 홍 전 대표는 향후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수위를 두고 한국당의 투쟁의지가 약하다면서 선명경쟁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김 위원장 측 대응 카드도 있다. 당무감사를 통해 친박세력을 인적청산하면서 친홍 당협위원장들을 쳐낼 수도 있다. 이 경우 홍 전 대표가 아웃사이더를 자청하며 반문재인 강경투쟁의 기치를 들고 정치판에 본격 뛰어들 게 확실해 홍준표 변수는 한국당에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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