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에어컨 과다 사용에 따른 실외기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가 과천 쇼핑센터에서 발생했다. 17일 낮2시15분쯤 경기 과천시 별양로 에스트로 쇼핑(구 그레이스호텔 빌딩) 1층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과천소방서 측은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이날 불은 쇼핑센터 1층 에어컨 실외기 사이에서 불길이 치솟으면서 화염이 크게 일고 연기가 삽시간에 위층으로 올라갔다”며 " 실외기 옆에 대형 쓰레기 통이 있고 그 옆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아닌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쇼핑센터는 식당과 카페 등의 에어컨 실외기를 건물 뒤 1층 쓰레기 적하장 안에 설치해두었다. 쓰레기 통에는 비닐, 페트병, 신문지 등 불꽃에 쉽게 타는 물질이 많아 위험하다. 그런데도 외양을 위해 칸막이를 친 채 실외기와 쓰레기더미를 함께 설치해둔 건물이 과천시에는 적지 않다.
이날 화재는 불이 붙자마자 벌겋게 화염이 일어났다. 이로 미루어 과천소방 당국은 실외기 과열로 튄 불꽃이 비닐이나 신문지 등에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쇼핑센터 입주자 A씨에 따르면 “이번 여름 들어 에어컨 사용이 많아지면서 1층 쓰레기 통 옆에 설치된 실외기에서 최근 불꽃이 피어오르곤 했다”고 했다.
이 불로 입주자들이 놀라 계단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쇼핑센터에 입주해있는 김모(42) 씨가 연기를 마셔 인근 한림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쇼핑센터의 1,2,3개 층 카페, 서점, 음식점이 유리창이 깨지고 벽면이 검게 그을리는 피해를 입었다.
에스트로 쇼핑은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최근 과천시 의회에서 22층 높이(4개층 상가, 18개층 오피스텔) 용적률 1300%의 건축안 조례가 통과됐다.
과천 소방서와 경찰서는 그레이스 빌딩측이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쇼핑 측은 검은 연기가 위층으로 퍼지면서 병원 환자 등이 고통을 겪는데도 대피방송을 하지 않았다. 이 건물 병원 관계자는 " 평소에 관리비를 내라고 수시로 방송하면서 화재가 났는데도 대피로에 대해 안내방송조차 하지 않아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며 " 연기가 몰려 올라오는 후문 쪽 계단으로 대피하던 간호사가 연기를 마셔 인근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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