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堂來早知 房中皆尊物 生徒諸未十 訓長來不謁 (서당래조지 방중개존물 생도제미십 훈장래불알) 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 방안에는 모두 귀한 분들일세 생도는 모두 몇 명도 안되고 훈장은 나와서 뵙지도 않네''
풍자와 해학의 방랑시인 김삿갓이 어느 추운 겨울날 서당을 찾아가 하룻밤을 재워주기를 청하였으나 미친 개 취급을 하며 야박하게 거절을 당하자 인정 없는 훈장에게 욕설을 한 욕설모서당(辱設某書堂)이라는 욕설시다
김삿갓(1807~1863)의 본명은 병연(炳淵)이며 호는 난고(蘭皐)다. 조선후기 경기도 양주의 안동 김씨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머리가 좋고 글재주가 뛰어나 일찍이 향시에 나가 장원 급제를 했다. 그러나 그가 장원을 하기 위해 의기에 찬 비방을 한 김익순이 자신의 친할아버지임을 알게 되었다. 출세를 위한 과거시험이 조상을 욕되게 한 것에 대한 죄의식으로 20세에 집을 떠나 고행의 방랑객이 되었다.
평생 천형의 죄인으로 삿갓을 쓰고 팔도를 유랑하며 풍자와 해학으로 세도가들을 비웃고 비난하기도 했다.
만약에 김병연이 무덤에서 일어나 오늘 우리에게 온다면 어떤 시를 지을까? 오늘의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둘러보고 그리고 학교 주변에 붙어 있는 학원과 고시텔을 보고 뭐라고 욕설시를 쓸까? 보육교사가 아이를 주먹질하고 학생이 교사를 때리고 교수가 성추행을 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뭐라고 촌철 해학을 날릴지 궁금하다.
대학입시정책이 교육부에서 교육위원회를 거처 공론화위원회로 갔다가 다시 교육부로 1년간이나 돈만 쓰며 되돌아왔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을 폭탄 돌리듯이 돌리고 하청업자 재하청 하듯 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애간장 태우는 것을 보고는 뭐라고 할까?
네 이놈들 장관이고 총장이고 교장이고 원장이고 다 '래불알'이고 학생도 '제미십'이라고 시 한수를 날릴지 모른다. 세상이야 어떻게 돌아가든 상관 말고 살자던 사람도 화를 참을 수 없다. 입시 불공을 받고만 있던 부처님도 화가 나서 일어나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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