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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포럼› 내 몸도 내 마음도 내가 아니니 믿고 기대지 마라
  • 기사등록 2024-11-08 16:24:32
  • 기사수정 2024-11-08 16: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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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이 봉성산 정상 시설 난간에 붙여놓은 추락 경고문.  박혜범 



장자 외물(外物)에, “말이란 그 목적이 뜻에 있는 것이니, 뜻을 얻으면 말을 잊는다.”라고 하였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버스를 타고 출근하든, 퇴근하여 집으로 가든, 그가 누구든 목적지에서 내리면, 곧바로 버스를 잊는 것과 같다.


버스에서 내린 순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야 할 길을 가는 것이 사람이고, 이것이 상식이고 정상이다.


어제저녁 그동안 열렬히 윤석열을 지지했던 이가 술 한잔하고 있다면서 (보기 드물게 심한 욕을 안주로 씹으면서) 생각 같아서는 두 손에 촛불이 아닌 횃불을 들고, 김건희와 윤석열을 용산에서 끌어내, 서울시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버리고 싶지만, 이재명이 버티고 있는 한, 울화통이 터져도 참을 수밖에 없다며, 김건희와 윤석열이 사지에서 벗어나 사는 길이 없겠냐고 하였다.


그래서 얼마 전 어떤 아이가 베란다 난간을 붙잡고 놀다 추락하여 죽었다는 가슴 아픈 뉴스가 생각이 나서, “아무에게도 아무것에도 믿지 말고 기대지 않으면 된다”라고, 그거면 되는데, 걔들은 그걸 모르고 알려줘도 하지 않을 거라고 했더니, 뭔 소리냐며 말귀를 못 알아듣기에, 가치도 없는 걔들 걱정하지 말고, 적당히 마시라며 전화를 끊었다.


아침에 일어나, 날마다 하던 대로, 뒤로 걸어서 봉성산 정상에 올라, 설치된 운동기구들을 활용하면서, 이런저런 가벼운 몸풀기 운동을 하는데, 안개 속에서 보이는 “추락 기대지 마세요.”라는 구례군에서 설치한 경고 문구에 어젯밤의 일이 생각나서 웃고 말았다. (첨부한 사진 참조)


세상에 믿지 말고 기대지 말아야 할 것이, 어찌 저 난간뿐이겠는가?

믿고 기대면 추락하기 쉬운 위험한 것이, 어찌 저 난간뿐이겠는가?

 

내 몸이라고 믿고 기대지 마라. 몸이 내가 아니고 내가 몸이 아니다.

내 마음이라고 믿고 기대지 마라. 내가 마음이 아니고 마음 또한 내가 아니다.

내 몸이나 내 마음이나, 그리고 나라고 하는 나나, 실체가 없기에 하는 말이다.


뿐만이 아니다. 나는 내 몸을 이해하지 못하고, 몸 역시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늘 서로가 말썽이고 내 사정을 쪼끔도 봐주지 않는다. 마음이라고 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살아오면서 내가 내 몸과 마음을 믿고 기댔다가 내가 나에게 당한 것이 어디 한두 번인가? 살면서 깨달은 것이, 나이 먹어 이제야 깨닫고 실없이 웃는 것이 이것이다.


내 몸과 마음이 이럴진대, 하물며 남을, 내 몸 밖의 것을, 내 마음 밖의 것을 어찌 믿고 기댈 것인가?


김건희와 윤석열은 가다가 엎어지든, 요행히도 어찌어찌 외나무다리를 건너가든, 결코 온전한 여생은 없을 것이다. 그들 앞에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지옥이 있을 뿐이다.


이들 부부가 비난의 욕조차도 아까운,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추악한 정권으로 실패한 것은, 믿고 기대지 말아야 할 자신들을 너무 믿었고, 그 속에서 절대로 믿지 말아야 할 타인, 믿어서는 안 될 사람을 자신들의 의지처로 믿고 기댔기 때문에, 오늘 이처럼 처참하게 추락하는 것이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국민이 놀라고 김건희와 윤석열을 주시하고 있는, 세계의 주요 언론이 놀랄 정도로 처참하게 추락하고 있으면서도, 믿지 말아야 할 자신들을 믿으며 구원의 기둥으로 기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국난이다. 이런 위기가 닥칠 줄을, 아니 이런 위기를 우리의 손을 만들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두렵고 두려운 일이다.


어제 술을 핑계로 한숨을 쉬던 이에게, 아침에 나를 실없이 웃게 했던 사진을 보내주고, 어제 못한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내 몸도 믿지 마라, 내 마음도 믿지 마라, 내 몸 밖의 사람도 믿지 말라면, 그럼 뭘 믿어야 하냐며 되묻는다.


우리 같은 소시민들은, 바로 지금 숨을 쉬고 있는 이 찰나의 순간을, 부지런히 숨쉬기 운동을 하면 되고, 김건희와 윤석열은 정치를 하는 부류이니, 부지런히 정치를 하면 된다고, 김건희와 윤석열이 믿고 기댈 것은, 국민의 마음뿐이라고 했더니, 그냥 술이나 마셔야겠다며 투덜거리기에, 지금은 그것이 답이라며 웃고 말았다.


오늘 두 가지 뉴스를 보았다. 하나는 총리를 국회로 보내 대통령의 중요한 업무인 예산안 연설을 대독시킨 김건희의 배불뚝이 오빠이며 눈먼 장님 무사인 윤석열이고…. 


또 하나는 지구촌 어떤 정부도 어찌할 수 없는 천재지변을 당하고, 살길을 잃은 성난 민생들이 욕설과 함께 더러운 진흙을 던지자, 경호원들이 보호막으로 펼치는 우산을 치우게 하고, 왕비와 함께 민생들이 던지는 욕설과 더러운 진흙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온몸으로 맞아 준 스페인 국왕 부부의 모습이었다.


 봉성산(鳳城山) 門이 없는 門 虛虛堂에서, 2024년 11월 5일 박혜범(朴慧梵) 씀 (출처=섬진강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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