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가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를 홍보하던 모습. YTN캡처
국내 최장수 방송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으로 출연했던 개성파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 씨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사인은 고혈당 쇼크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혈당 쇼크사가 최종 사인이라고 가족에게 알렸다. 고인의 아들 정모씨는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언론에 밝혔다.
고혈당 쇼크는 스트레스 등으로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이다.
고인은 최근 14년간 출연했던 뮤지컬 ‘친정엄마’의 표절논란에 따른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소송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에도 출연했던 김씨는 방송 프로그램, 연극, 뮤지컬 공연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올해 5월 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김씨는 이날 아침 자신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들에 의해 발견돼 오전 8시께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소생하지 못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이날 오후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 남편 정창규씨와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 등이 있다.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TV예능서도 인기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씨는 1980년부터 방영된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첫 방송 당시 30대초반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박은수의 어머니인 일용 엄니 역할을 소화해내며 인기를 모았다.
'안녕, 프란체스카', 영화 '마파도', '가문의 위기', '헬머니' 등 작품활동을 했다.
최근에는 요리 프로그램 등 TV 예능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김씨는 '전원일기'에서의 연기력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2011년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2015년 KBS 연예대상 쇼오락부문 여자 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6년 전 집사부일체 출연 “죽음, 애도가 아니라 추억의 공간 되길”
2018년 11월 18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김수미는 이승기 등 출연진에게 "장례식장에 곡소리가 나는데 나는 '웃으며 갔구나' 하며 춤추고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애도하는 자리가 아니라 김수미를 추억하는 공간이길 바란다"고 말한 게 전해져 남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2년 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고 작년엔 정말 친한 친구가 죽었다. 나의 마지막을 담담하게 고민하게 되더라"며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죽음 역시 내 의지는 아니다. 70세가 되니까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오늘 하루만 산다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것"이라며 "70이 넘고 나이가 차서 가는 죽음은 즐겁지는 않지만 받아들이자. 하지만 나는 배우고 독특한 돌아이였으니까 장례식도 돌아이로 가자고. 마지막까지"라고 덧붙였다.
김수미는 당시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쓴 일기장을 공개하면서 "마지막 하루에는 내 일기장을 보고 싶다"고도 했다.
당시 출연자들과 고구마를 먹으며 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했던 김수미는 불현듯 '집사부일체' 멤버들에게 "영정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 실제 김수미의 영정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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