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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miranda)'라는 말은 미국의 정치학자 찰스 에드워드 메리엄(1874~1953)이 정치 권력의 비합리적인 측면을 설명하면서 사용했다. 원래 이 말은 섹스피어의 희곡 '템퍼스트'에 나오는 여주인공 프로스페로의 딸 이름에서 따온 말로 극중의 미란다는 세상을 모르는 순수한 존재로 정치적 원수의 관계인 부디난도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있다.
미란다는 피통치자가 정치권력을 무조건적으로 신성하고 아름답게 느끼고 예찬하게 하는 비합리적인 상황을 뜻한다. 인간의 정서적 측면에 호소하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정치 권력자들이 권력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국민들의 심리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이 같은 미란다의 조작 방식으로는 각종 기념일 설정, 공공장소 설립, 기념 건축물의 건립, 정치적 효과를 갖는 음악의 장려, 질서와 일체감을 유도하는 예술적 의장의 제작, 일화와 역사의 미화 또는 왜곡, 집단적 의례와 의식, 대중적 시위, 종교와 마술 등이 있다.
정치인들이 주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대중의 정서를 유도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활용한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에 청와대에서 상의를 벗고 테이크아웃 커피 잔을 들고 경내를 참모들과 거닌다든지 남북정상이 만나면서 의장대 행렬을 하는 것도 권력자의 이미지를 조성하기 위한 미란다의 일종이다.
그런데 이 같은 권력자의 상징조작 행위가 과도해 비난의 대상이 될 때가 많다. 최근 문대통령이 광화문 커피 집에서 서민들과 준비된 대화를 하고 선풍기를 박원순 시장에게 배달을 했다. 박 시장은 평상복 차림으로 옥탑방 체험에 나섰다. 김병준 자한당 비대 위원장도 점퍼차림으로 시내버스를 타고 시민을 만나며 민생 투어를 시작했다. 상징조작은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 악성 미란다에 중독되면 망신 망국으로 가게 된다.
국민들에겐 정치인의 이미지 정치 행위가 가식적인 쑈로 보일 뿐이다. 과거에도 수많은 독재 권력자들이 코메디 같은 상징조작 행위로 국민을 복종시키는 만행을 자행했다.
권력자의 모든 행위는 상징성을 띠게 된다. 그 상징성을 인위적으로 도를 넘어 왜곡하고 조작한다면 우선은 대중의 눈을 속여 인기를 얻고 추종자를 복종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종국엔 대중으로 부터 불신을 당하고 추방되고 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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