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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세상을 관조하는 듯한 담담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한강 홈페이지 





한강 공식 홈페이지는 밝거나 화려하지 않다. 성격을 반영하는듯 흑백 사진을 딱 한 장 올려두었다. 미사여구는 없다. 세계각국의 언어로 된 자신의 작품 표지 사진을 더 올려두었을 뿐이다. 


그는 스스로를 담담하게 소개한다.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났다. 한강은 1993년 11월 계간지 <문학과사회>에 시 <서울의 겨울> 외 네 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1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흰> <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 <바람이 분다, 가라> <채식주의자>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단편 소설집 <노랑무늬영원> <내 여자의 열매> <여수의 사랑>,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를 냈다.


소개글의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그는 “천천히, 계속 더 쓸 것이다”라고 써두었다. 




사진=한강 홈페이지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동안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단골로 거론되던 고은, 황석영 등 선배 작가들을 건너 뛰어 놀라움은 더했다.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처음이며, 특히 아시아 여성으로서는 처음이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며"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림원은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강이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한강은 앞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면서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포함됐다. 



사진=한강 홈페이지 



AP통신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 반영"



AP통신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해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반영해준다"며 앞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을 받았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성공을 거뒀으며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K팝 그룹도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아버지 한승원 "한강은 시적 감수성을 지녀 문장이 섬세하고 아름다워"



한강은 소설가 한승원(84)의 딸로 태어났다. 서울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딸 한강은 노벨상 수상 관련 기자회견이나 기념행사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아버지 한승원작가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전세계가 침통한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는 게 한 작가의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딸의 작품세계에 대해 "시적 감수성을 지녀 문장이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프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어 문장을 외국어로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노벨상 수상은 달라진다"며 "(딸이) 한국어 감각을 갖고 번역해 내는 적임자를 만났다. 좋은 번역자를 만나 좋은 작품이 나오면서 수상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승원 작가는 전남 장흥군에 '해산토굴'이라는 이름의 집필실을 지어 기거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1939년 장흥 태생인 한승원은 1968년 등단해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시집 '열애일기', '달 긷는 집' 등을 펴냈다.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올해 초에는 자전적 이야기의 장편소설 '사람의 길'(문학동네)을 펴내는 등 왕성히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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