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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모친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노 의원은 댓글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의 측근인 도모 변호사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 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지만 청탁이나 대가를 약속하지 않았다.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고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고 적혀 있었다.
노의원은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 있는 경기고와 고려대 정외과를 나왔으며 용접공으로 현장에서 일하면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바람을 일으키며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정의당 대변인 원내대표를 지냈다.
여야 정당은 ''한국 진보세력의 상징과도 같은 노 원내대표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과거에도 수사기관의 표적이 된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이 대금 중수부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4년에는 안상영 부산시장, 박태영 전남지사, 이준원 경기도 파주시장이 비리 의혹으로 수감되고 검찰 조사를 받는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5년에는 성완종 전 의원이 자원외교 비리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청렴 이미지를 강조하던 정치인이 비리와 부정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극도의 심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선택으로 자신의 결백이 증명되는 것도 아니고 공소권이 종결처리되고 혐의를 덮어 두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는 유명인사의 이 같은 선택이 모방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자기 정당의 가치를 보호한다거나 자신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자기 징벌의 결행으로 목숨을 끊는 것도 미화될 수 없다. 자기 목숨을 자기 스스로 끊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로 삶을 살면서 적극적으로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속죄할 수 있다. 더욱 아무 잘못이 없다면 끝까지 법정에서 싸워야 한다. 이 같은 태도가 가족들과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과 따르는 후배들에게 보여줄 바람직한 태도이며 정치인의 의로운 모습이다.
노 의원의 죽음 앞에서 모두 진보의 큰 별이 떨어졌다고 애도하면서도 노 의원에게 ''이렇게 가시면 안 됩니다''고 말해야 한다. 건강한 사회와 바른 정치를 위하여 이런 슬픈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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