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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모인 여성들은 단순히 한풀이를 하거나 원한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 "7월 더위보다 더 뜨거운 우리의 분노를 저들에게 보여주자."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7일 오후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렸다.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캠퍼스 앞 4개 차로를 채웠다. 지난 5월19일과 지난달 9일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2차례 열렸던 집회에 이어 세번째다. 주최측 추산 6만명(오후 6시 기준·경찰 추산 1만9000여명)의 여성이 모였다.
주최측인 '불편한 용기'는 집회 시작에 앞서 "1차 집회 2만명, 2차 집회 4만5000명이라는 한국 여성 시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인원이 모여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며 "그러나 청와대의 답변은 부실했고 검경은 변명만 늘어놨으며 실질적으로 제도가 개선되거나 실행되지는 않았다"고 비판했다.



▲ `우리의 일상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 몰카편파수사를 비판하는 여성 시위대가 7일 서울종로혜화역 인근에서 3차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목소리 높여 규탄했다. 특히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가 도마 위에 올랐다. ‘재기해’는 온라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지난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사건에서 비롯된 말이다.
시위 주최 측에서 준비한 퍼포먼스도 논란이 됐다. ‘페미대통령’이라고 쓰인 띠지를 두른 여성이 무릎을 꿇고 앉아 ‘곰’이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널리 퍼졌다.
‘곰’은 180도 돌리면 문 대통령을 뜻하는 ‘문’이 된다.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유래한 말로, 문 대통령의 사진을 거꾸로 돌린 이미지와 함께 쓰인다.

이들은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성차별 편파수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퍼포먼스. 곰은 문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성들의 성과 관련된 수치심, 명예심에 대해서 특별히 존중한다는 것을 여성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여성들의 원한 같은 것이 풀린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수사기관의 '성차별 편파수사'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처리를 보면 남성 가해자의 경우에 구속되고 엄벌이 가해지는 비율이 더 높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여성 가해자인 경우는 일반적으로 가볍게 처리됐다. 그게 상식"이라며 "그렇게 비교해 보면 편파수사라는 말이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은 ‘원한’이나 ‘한풀이’ 차원이라고 본 데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참가자들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하며 여성의 표를 가져가 당선된 문 대통령은 저희를 더이상 실망시키지 말라"고 했다.
이번 시위가 '홍익대 누드모델 사진 유출 사건'의 피의자인 여성 모델을 구속하고 포토라인에 세우는 등 이례적인 방식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데 반발해 이뤄진 만큼 문 대통령이 이 같은 의미를 희석하거나 곡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 3차 몰카편파수사 항의 3차 시위에 등장한 구호.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주최측은 지적장애 중학생을 성폭행한 남성이 무죄 판결을 받은 반면, 40년 이상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한 여성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는 등 사법기관의 '편파 판결' 사례를 언급하며 "이래도 여성 가해자가 가볍게 처리됐다는 것이 상식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우리는 불법촬영을 비롯한 성범죄에 대해 입법부·사법부·행정부가 보이는 안일한 태도를 규탄하고 불법촬영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책 수립과 즉각 실행을 요구하는 한편 편파수사를 통해 드러난 사회 전반의 성차별에 항의하고자 이자리에 모였다"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여성 경찰청장 임명 △문무일 검찰총장 사퇴 △판·검사 등 고위 관직 여성 임명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촬영·유포·판매·구매자에 대한 강력 처벌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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