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65)의 사퇴설이 또 나왔다. 경향신문은 장 실장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장 실장의 거취 논란은 종전에도 있어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입지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주변에 사의설을 표명하곤 했다는 것이다. 장 실장의 고려대 교수 정년이 1년6개월 정도 남아 있다. 더 늦기전에 되도록이면 학교로 돌아가 학교에서 정년퇴직하고 싶다고 주변에 말한다는 게 보도의 요지다. ‘권력관계’ 갈등설도 사의설에 빠질 수 없다.
사의설에 진심이 담겨 있다고 본다면 일자리 성적표가 주요 요인이다. 그가 받은 일자리 성적은 충격적이다. 5월 신규취업자 수는 8년4개월 만에 최저다. 청년실업률은 10.5%로 역대 최악이다. 일자리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문 대통령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처지다.
프로야구 감독도 시즌 중이라도 성적이 저조하면 자리를 내놓는다. 한국경제의 키를 쥔 사람이니 더욱더 책임지고 사의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사의설을 신속히 진압했다. 그는 이날 아침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장하성 실장 사의표명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도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 "사의표명은 근거 없는 오보"라며 "저는 촛불이 명령한 정의로운 대한민국, 정의로운 경제를 이루어낼 때까지 대통령님과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많은 어려움이 있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흔들림없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성과를 반드시 이루어내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청와대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문 대통령이 흔들리는 장하성을 강하게 붙잡은 것으로 여겨진다. 장하성은 한두 명의 그저 그런 청와대 수석이 아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J노믹스 경제 기조를 떠받치는 두 축이다.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소득주도성장을 상징하는 인물인 것이다. 그가 빠지는 것은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노선이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참담한 성적표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은 오만으로 비쳐진다.
흔들리는 것은 장하성이 아니다. 소득주도 성장론이 흔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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