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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 불필요한 말과 글 줄여 달라” - 당 안팎 주문 이어져...이준석-윤석열 갈등 표면화에 우려
  • 기사등록 2021-08-12 16:28:22
  • 기사수정 2021-08-17 12: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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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갈등이 거듭 표출되면서 당내홍이 깊어지자 이준석 당대표의 리더십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당대선후보를 비롯해 당내 의원들과 당 밖 인사들까지 이 대표의 정치평론가 같은 행동에 비판하면서 제1야당 대표다운 신중한 처신을 주문하고 있다.



국민의힘 토론회 취소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8일로 예정돼 있었던 대선주자 토론회를 취소하고 25일 비전발표회로 대체기로 17일 결정했다.

국민의힘 대선 선거관리위원회도 오는 26일에 출범한다. 


최근 자신의 말과 글로 당내 갈등과 파문을 키운 이준석 당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평소와 달리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준석 “윤석열 금방 정리된다” 후폭풍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불만을 말하며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주장,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원희룡 전 지사는 <중앙> 인터뷰에서 최근 이 대표와의 대화 과정에 들은 이 같은 발언을 전했다.

원 전 지사는 그러면서 “이 대표는 원형경기장 안에 (후보들을 다) 집어넣어서 서로 물어뜯게 하고 누가 이기든 자기가 그 손을 들고 나와, 자기가 결국 조련사 역할을 했다고,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것”이라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공개반발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방송국에 오기 전에 원희룡 지사와 통화를 해봤다"며 "원희룡 지사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심하게 얘기하자면 '이준석 대표는 자동 녹음되는 전화기를 사용하니까 녹음파일이 있을 것 아니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확인해주더라"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총장은 곧 정리된다, 금방 정리된다', 또 다른 기자가 이야기했다는 '토론회 두 번이면 끝장낸다', 그것이 결국 계속 이리저리 이야기한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저는 설마 그랬을까 하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이제 언론을 통해서 계속 나오고 있고 그런 점을 이준석 대표가 초래했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윤석열 통화녹취록 유출논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자신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12일 통화 내용을 녹음해 녹취록을 유출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출되었다는 녹취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강력 부인했다.


이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뉴스1>은 14일 이 대표 측근의 말을 인용,  "이 대표가 일부러 녹음을 한 것은 아니고 사용하는 휴대폰에 자동녹음기능이 있어서 녹음이 된 것이다"라며 "실무진이 녹취를 풀었는데 이것이 실수로 밖으로 흘러나가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녹음 내용은 지난 12일 이 대표가 밝힌 것과 같은 내용으로 특별히 문제될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 전 총장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효창공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만난 기자들이 통화 녹음설에 대해 입장을 묻자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이준석, 리더십 비판받자 논란의 토론회 대신 발표회로 바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논란이 돼온 경선준비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를 정견발표회로 바꾸기로 했다. 

당내 대선주자와 소속 의원들이 “독선과 오만의 리더십”이라며 비판하고 나서자 이 대표가 한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여러 의원님들과의 논의를 통해 정리한 바로는 그저께 김기현 원내대표께서 제시하셨던 중재안이 합리적이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이 대표와 윤 전 총장간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 이 대표가 휴가 중이던 경북 상주로 내려가 '토로회 대신 정견발표회를 열자'는 절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어제 서병수 위원장께서도 최고위원회의 공식적인 요청에 따라 재검토 여지를 말씀하셔서 오늘도 재차 서병수 경준위원장께 김기현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주실 것을 요청드렸다"고 밝혔다.



유승민 "말 줄이고 생각할 시간 가져야"



당내에선 이 대표가 당내 대권후보와의 갈등을 표출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11일 이준석 대표를 향해 "말을 줄이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TV조선에 출연해 "본인이 큰 방향으로만 가고 있으면 사소한 문제는 풀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직접 조언을 전해달라'는 사회자의 말에 "그렇게 하겠다"라고 했다.



권영세 " 윤여정이 주연되려고 했다면 미나리는 실패"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은 SNS에서 "서로 갈등하고 있을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영화 '미나리'에서 (조연인) 윤여정 선생님이 스스로 주연이 되려 오버했다면 미나리는 실패했을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 불필요한 말과 글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김종인 "조금씩 말을 아껴야...일일이 반응할 필요 없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의 당내 상황에 대해 "서로 조금씩 말을 아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내년 대선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 것인지만 골몰하면 되지, 발언들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 캠프 인사들을 향해서도 "말을 할 때 깊이 생각하고 해야지, 평상시 시사평론 하듯이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이준석 대표 오만과 독선 좌시않을 것”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13일 "이준석 대표의 오만과 독선, 좌시하지 않겠다"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리더십을 비판했다.

원희룡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간 우리 당이 무엇 때문에 망했었는지 모르는가? 지도자의 오만과 독선 때문이었다. 이회창 총재가 그랬고 박근혜 대통령이 그랬다. 자신은 돌아보지도 않고 오직 나만 따르라고 명령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지금 이 대표는 성공의 기억과 권력에 도취해 있다"며 "이 대표의 당 대표 선거 승리는 대단한 일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성공 기억을 절대화해선 안 된다. 자신의 손바닥 위에 대선 후보들을 올려놓고, 자신이 기획 연출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려 한다. 그리하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 믿는 것 같은데, 이는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 대표는 당의 민주적 운영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잊고 있다. 경선 룰을 정하는 것처럼 중대한 사항은 구성원들의 의사를 널리 수렴하고 당헌 당규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지금 이 대표는 이러한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 오만과 독선의 당 운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대표가 경선 후보들과 사사건건 집안 싸움할 때가 아니다. 최전선에서 문재인 정권과의 싸움을 진두지휘해 달라"고 주문하고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역사적 소명 앞에 이 대표가 당 민주화를 굳건히 지켜내고 당내 분란의 소지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재선의원 16명 “이 대표의 말과 글에 우려” 



국민의힘 재선의원 16명은 13일 성명을 내고 “중차대한 시점에 이준석 대표가 내부를 향해 쏟아내는 말과 글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당대표의 역할에 대해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제1야당의 대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으면서 우리 당 대선주자들의 강점을 국민께 알리는 멋진 무대를 연출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6.11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선택한 당원과 국민의 뜻을 깊이 헤아려 정권교체를 위한 단합, 외연확장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를 위해선 대선주자 측 모두가 공감하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경선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명서에 참여한 재선은 강기윤, 곽상도, 김성원, 김정재, 김희국, 박성중, 박완수, 송석준, 윤한홍, 이달곤, 이만희, 이양수, 이철규, 임이자, 정운천, 정점식 등이다.






이 대표 리더십 비판의 단초가 된 사건은 윤석열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의 탄핵발언이다. 

그가 라디오에서 '탄핵'을 언급하자 이 대표가 발끈했다. 


신 실장은 1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당대표의 결정이라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니냐”며 ‘탄핵’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SNS에서 “(윤 전 총장측의)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캠프 내 주요한 직에 있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언급에 대해 어떤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있는지 보겠다"고 신 실장의 선거캠프 제외를 요구했다. 


김재원 최고위원과 홍준표 의원도 가세했다.

김 최고위원은 신지호 실장을 향해 "속히 캠프를 떠나라"며 당 윤리위원회 차원의 처분을 촉구했다.


홍 의원은  SNS 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 "보수 우파 궤멸에 앞장서다가 토사구팽이 돼 선회하신 분이 점령군인 양 행세하며 일부 철없는 정치인들을 앞세워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참으로 가관"이라고 맹비난했다.




사태가 커지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12일 전화해 유감을 표시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당 화합과 단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고,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도 그 점을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 전 총장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통화했다”며 “최근 논란에 대한 유감을 표시한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지호 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풀이돼 당과 당 대표께 부담을 드리게 된 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라디오프로그램에 같이 나가 토론을 한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토론 중 신 실장 탄핵 언급을 무게감 있게 듣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과잉반응이라는 뉘앙스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캠프 모든 분들에게 당의 화합과 단결을 해치는 언동을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이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았다"면서도 신 정무실장의 경질에 대해 " 본인이 사과한 이상 더 지켜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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