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저층 아파트 중 유일하게 재건축 진행이 더딘 과천주공 10단지가 일몰제 위기에 놓였다.
과천주공 10단지는 지난 2017년 3월 30일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아 2년 내 조합 설립을 이루지 못해 1회 연장했지만 재연장은 어려워 3월 30일까지 조합설립을 못하면 일몰제로 추진위 해제 절차가 진행된다.
지난해 10월 과천주공 10단지는 소유주 79%의 동의를 받아 조합설립을 위한 조합창립총회를 공지하고 준비를 다 했지만 총회를 며칠 앞두고 비대위 측이 수십 장의 조합설립동의 철회서를 제출해 조합설립 요건인 동의자 75%를 충족하지 못해 총회를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후 지난해 12월 과천시는 오는 3월 30일까지 조합설립이 되지 않으면 일몰제를 적용받는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대위 측도 3월까지는 조합설립을 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수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했지만 여전히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해 아직 조합설립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과천 주공 10단지에 조합설립 추진을 독려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이슈게이트
29일 10단지 이동민 추진위원장은 이슈게이트와 전화통화에서 “작년 10월 24일 동의율 79%로 창립총회 일정을 잡았는데 후보자 모집, 안내책자 배부 등 절차상의 기간에 맞춰 진행하다보니 시일이 걸렸고 그 사이에 철회서가 무더기로 들어와 총회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며 “ 이후 철회한 동의서가 다시 들어왔지만 아직 몇 장 모자라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소유주 중 다수가 일단 3월까지 조합설립을 해야 된다는 입장이어서 3월까지 조합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속한 조합설립을 주장하는 추진위 측과 규제가 많은 현 시점에서 조합설립 진행에 부정적인 비대위는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쳤으나 제대로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비대위 측은 정비업체, 설계업체 등 기존 계약 해지, “일정 기간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는다”는 등 내용의 조합정관 변경문제 등 추진위가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 측은 비대위와 협의한 내용에 대해 차기 조합에서 진행하도록 조합창립 총회에서 약속을 받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명문화를 해 조합정관을 변경하기를 요구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조합정관 변경에 대해 “기존 정관으로 조합동의서를 받은 소유주들이 반발할 수도 있다”며 “향후 조합설립 후 충분히 변경가능하다며 협의한 내용은 차기 조합에서 하도록 창립총회에서 약속을 하는 것으로 해도 믿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비대위가 기존 집행부를 불신하는데 대해 자신은 조합장으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비대위 활동을 하는 소유주들이 대의원이나 운영진으로 들어와 내부에서 논의하는 게 좋지 않겠냐며 설득한다고 했다.
지난 10월 열기로 한 조합창립총회가 무산이 아니라 연기됐기 때문에 입후보한 임원진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 위원장은 비대위 활동을 하는 소유주들의 동참을 위해 선거관리규정을 변경해 임원진 출마 문턱을 낮추고 지난해 연기한 총회 당시 받은 운영진에 대해 추가로 받거나 무효화하고 다시 받을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조합을 설립하더라도 정부의 규제가 완화될 때까지 사업의 속도를 내지 말고 조합장 급여도 지급하지 말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또 조합 정관 변경과 정비업체, 설계업체,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을 다시 뽑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계약 해지를 요구할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며 중요한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계약을 함부로 취소하면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어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향후 조합이 설립되고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불신의 골이 깊어 안타깝다”며 “지금 당장 위원장을 그만 두고 싶지만 그러면 또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빨리 조합이 설립돼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재건축은 주거환경 개선이 본질인 사업이지만 재산상 가치가 늘어나도록 좋은 집을 지으면 된다” 며 소유주들이 명분싸움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과천주공 10단지는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166 일원 (중앙동 67번지 일원)에 위치한 3층~5층 26개동, 632세대로 구성돼 있다.
과천주공 아파트 중 지분율이 가장 높아 사업성이 우수하며 큰 평형의 경우 1+1 재건축도 추진 가능하다.
사업성이 좋은 만큼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이 수억원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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