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는 한 때 하나의 정치현상이었다. 대학원에서 이 이슈로 토론하고 리포트를 쓸 정도였다. 정치사회적 파장이 컸다.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이 팀이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나꼼수’를 시작했으니 벌써 9년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누구보다 잘나가는 팀이었다. 물 만난 고기가 이랬을까.
하지만 권력을 쥐면 우정은 무상하다. 한 줌의 권력을 더 쥐기 위해 분화하게 된다.
동인 서인 남인 북인 노론 소론으로 끝없이 분화한 조선시대부터 그랬지 않은가.
특히 나꼼수의 분열은 시간문제였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기득권층이 됐기 때문이다. 99칸 가진 사람이 100칸을 채우려고 하는 법이다.
최근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를 향해 선전포고 했다. “너는 내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유는 “윤석열 패밀리”라는 것이다.
그가 3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 따르면 “윤석열씨가 검찰총장 후보로 강력히 거론될 무렵, 양정철씨와 회동에 주진우 기자도 참석했다”면서 “양씨와 윤씨가 서로 잘 모르던 시기였기에 주진우 기자가 두 사람을 소개해준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죽마고우들도 싸우고 원수처럼 등질 수 있는 것, 하지만 그 이유가 ‘윤석열 패밀리’라는 것이어서 의외의 파장을 부르게 된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용민이가 주진우 쳐내기 위해 꺼내든 칼이 의도치 않게 양정철과 ‘나꼼수’의 국정농단을 확인해 주게 된 셈”이라고 받아쳤다.
김 교수는 “‘나꼼수’ 멤버들도 정권 실세 친분 과시하며 민원과 인사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적지 않다”면서 “친구를 모함하려다가 자기들 비리가 폭로된 자승자박”이라고 나꼼수팀의 비리를 겨냥했다.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진우 비난대열에 가세했다.
손 의원은 주진우씨가 6일 ‘윤석열 총장을 향한 충성맹세’ ‘추미애 장관 수사지휘권 발동 비판발언’ 등 의혹을 전면부인하고 나서자 7일 페이스북에 “ 해명보다는 변명으로 들리고 진심보다 연기가 먼저 보인다”라고 비난했다.
비리가 있었다면 언젠가 드러날 것이고, 범죄혐의가 발각되면 신적폐가 돼 징역형을 살게될 것이다.
나꼼수의 편가르기에서 지금 확인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다.
콘크리트 같이 단단하다던 친문세력 또한 한 시대가 저물면서 대립하고 찢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분기점이 윤석열 사태라니 아이러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드루킹 사건을 극대화시켰던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찍어내기의 주연을 맡고 있다는 점도 아이러니하다.
목포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손혜원 전 의원이 "연기하지 말라"라며 한 때 자신의 편에 서 있었던 사람을 공격하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가수 안치환이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끼리끼리 모여 환장해 춤추네/ 싸구려 천지 자뻑의 잔치뿐/중독은 달콤해 멈출 수가 없어/쩔어 사시네 서글픈 관종이여"라고 노래하고 노래 제목을 ‘아이러니’라고 붙인 것은 선견지명이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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