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보건소가 시내 2곳에 개방형 흡연 부스를 설치하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반대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길거리 흡연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서 흡연 부스 설치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사람도 있지만, 특히 아파트와 공원 앞에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이며 도시 미관 상 흉물이 된다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
과천시청 구내 민원실 주변에 설치돼 있는 흡연부스. 전면은 개방돼 있고 의자 3개와 재떨이가 설치돼 있다. 좁은 과천시청이 '스모킹 에어리어' 설치로 더 갑갑하게 보인다. 사진=이슈게이트
과천시 보건소는 설치장소 중 하나로 과천주공 5단지와 중앙공원 사이 초입 지점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인근 과천주공 5단지 주민들은 흡연으로 인한 건강과 환경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5단지 주민들에게는 일언반구의 설명도 없이 설치하려는 행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과천주공 5단지 입주자대표회는 최근 이에 항의하고 설치계획 철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과천시보건소에 보냈다.
공문은 “ 흡연부스는 5단지 507동과 가까워 많은 입주민들이 설치반대를 요구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금연거리가 지정되더라도 이동하여 다른 장소에서 흡연이 가능한데 금연거리에 꼭 흡연부스 설치가 필요한지 다시 한 번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반대입장을 전했다.
5단지 입주자대표회는 또 “ 주민들의 민원이 해소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기 바란다”며 “ 흡연부스 설치와 관련하여 설문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이 또한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5단지 입주자대표회에 따르면 5단지 입구에 설치할 흡연부스에 가장 인접한 507동 입주민들조차 설문조사를 받은 바가 없다.
또 참여자도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과천시 보건소는 인근 상가를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흡연부스 설치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보행자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바로 인접한 5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설문조사는커녕 흡연부스를 설치한다는 내용조차 전달이 안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과천시 보건소 관계자는 2일 “ 별양동 5단지 앞 56번 도로에 금연거리를 지정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과천5단지 옆 금연부스 설치를 반대한다면서 설치계획 철회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30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5단지 민원에 대해 “현재 공문 내용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31일 한 시민은 개방형 흡연부스가 과천시청에 도착했다는 지역커뮤니티에 올렸다.
이와 관련하여 과천시보건소 관계자는 “아직 흡연부스는 발주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천시민들 중에는 길거리 흡연이 심하기 때문에 차라리 흡연부스를 설치해 한곳에서 흡연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설치 장소를 문제 삼고 있다.
중앙공원 초입이지만 공원과 연결되는 곳이다. 유아들과 청소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왕래가 가장 많은 곳 중 한곳이다.
부림동, 중앙동 주민들은 과천 시내에 나왔다가 귀가하려면 중앙공원을 지나거나 가로질러 간다. 더군다나 중앙공원이 보수 중에 있어 공사로 인한 길이 막혀 있다. 흡연부스를 설치하려는 곳 옆 오솔길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다.
개방형 흡연부스를 설치하려는 곳은 5단지 바로 옆이다. 5단지주민들은 아파트 입주민들이 구내 한적한 곳에서 흡연을 하는 것도 반대하는데, 직장인이나 다른 동네 주민들이 담장을 사이에 두고 흡연부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좋게 볼 리 만무하다.
과천시 5단지 입주자대표회는 2일부터 이틀 간 일정으로 흡연부스 설치 반대서명을 받고 있다.
5단지 입주자대표회는 '흡연부스 설치 반대 서명 안내'에서 '흡연부스 설치는 5단지와 가까워 설치 될 경우 담배연기로 입주민의 건강에 해롭다. 5단지 주민의 뜻에 따라 반대하고자 한다"며 "주민여론을 반영치 아니한 과천시는 흡연부스 설치를 꼭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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