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외무성이 "핵시험장 폐기하는 의식이 5월23일부터 25일 사이에 일기 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고 12일 밝혔으나 약속과 달리 언론인만 초청했을 뿐 전문가그룹은 배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5월 중 핵실험장 폐쇄를 실행할 예정"이라며 "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측은 이에 "비핵화는 긴 여정인데 어떻게 첫술에 배부르겠느냐"며 "이른 시일 내 일을 진척하기 위해 그런 결정을 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무성은 "핵시험장 폐기는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붕괴)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 다음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구분대들의 구조물을 철거하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핵시험장 폐기와 동시에 경비인원들과 연구사들을 철수시키며 핵시험장 주변을 완전히 폐쇄하게 된다"고 밝혔다.
"핵시험장 폐기 참관 기자단은 남조선·중국·미국·영국·러시아 등 5개국으로 구성되며, 참관 기자단에는 특별전용열차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 방침은 미국의 대북지원 약속 이후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1일(현지 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북한에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인을 지원한 역사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라는 발언으로 비핵화 이행 수준에 따라 최대한 보상을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표에 대해 "영리하고도 관대한 제스처다"( gracious gesture ) 라며 트위터를 통해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 훼손 이전 평가보다 훨씬 광범위" 하다는 WSJ 보도가 10일 나와 '폭파쇼'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갱도 1~2개 수준이 아닌 핵실험장의 매우 큰 범위에서 붕괴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과학잡지 사이언스(Science)에는 10일(현지시간)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뒤 풍계리 핵실험장의 큰 부분이 함몰된 것을 보여주는 우주에서 찍은 3차원 이미지와 연구 논문이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싱가포르, 독일, 중국, 미국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연구 논문 저자들 중 한명인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실뱅 바르보 조교수는 "이것은 단지 1개 또는 2개의 터널(갱도)이 아니라 핵실험장의 매우 큰 범위가 붕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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