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작가 조정래의 ‘친일파 처단’ 발언을 두고 민주당과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가 ‘광기’라며 설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조정래 작가를 향해 “이 정도면 광기”라며 “문 대통령 딸도 처단당하겠네”라고 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 논평을 내고 “조롱을 넘어 광기”라며 진 전교수를 맹비난했다.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77) 작가가 12일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착 왜구라고 부르는 일본 유학파,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민족 반역자가 된다”며 “민족정기를 위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반민특위를 부활시켜야 한다. 친일파를 전부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사진=조정래홈페이지 



그러면서 “일본의 죄악에 대해 편들고 역사를 왜곡하는 자들을 징벌하는 법 제정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제가 ‘아리랑’을 쓴 작가로서 적극 나서려 한다.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도 했다.

조 작가는 자신의 소설 ‘아리랑’ 속 일본의 조선인 학살 장면이 왜곡과 과장이라고 비판한,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해 “이영훈이란 사람이 내 책에 대해 욕하는데, 신종 매국노이자 민족 반역자”라고 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 “이 정도면 ‘광기’라고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 안에 잠재되어 있는 극우적 경향이 주책없이 발현된 것이라고 본다”며 “이게 대한민국 문인의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 달력을 사용한다고 같은 시대를 사는 건 아니다”라며 “종전 70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 분의 영혼은 아직 지리산 어딘가를 헤매는 듯”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아는데, 일본 유학하면 친일파라니 곧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되어 민족반역자로 처단 당하시겠다”고 했다.

이어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이게 도대체 무슨 사변인지”라며 “문인들이라는 작자들이 조국 수호에 앞장서고 정경심을 위해 서명운동이나 벌이고 자빠졌으니, 예고된 참사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당 논평을 내고 "진중권씨의 조롱이 도를 넘어서 이제는 광기에 이른 듯하다"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맹비난했다.

박진영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정래 선생께서 ‘반일종족주의’를 쓴 이영훈 교수를 비판하면서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친일파가 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일본에서 유학한 문재인 대통령의 따님도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돼 민족반역자로 처단당하겠다'고 조롱하였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러면서 "이론도 없고 소신도 없는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예의마저 없다"면서 "조정래 선생의 말씀이 다소 지나쳤다 하더라도, 그런 식의 비아냥이 국민과 함께 고난의 시대를 일궈 온 원로에게 할 말이냐? 정부와 여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은 제쳐두고라도, 조정래 선생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춰주실 것을 정중히 권한다"고 했다.

 나아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언론이 다 받아써주고, 매일매일 포털의 메인뉴스에 랭킹 되고 하니 살 맛 나지요? 신이 나지요? 내 세상 같지요?"라고 비아냥댄 뒤, "그런데 그 살 맛 나는 세상이 언제까지 갈 것 같냐?"고 반문했다.

그는 "과대포장 된 진 교수의 함량에 싫증낼 시기가 멀지 않아 보인다. 그 때는 어느 세력의 품으로 둥지를 트시겠냐?"라며 "품격은 기대하지도 않겠다. ‘예형’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그리 하십시오"고 비난했다. 예형은 삼국지에 나오는 독설가로 조조, 유표 등 당대 권력가들 앞에서도 쓴소리를 해 26세에 황조에게 살해된 인물이다.




“살 맛 나고 신이 나느냐?”라는 민주당의 이죽거림에 진중권 전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 “아니요, 너희 세상 같아요. 살맛 나냐고요? 아뇨. 지금 대한민국에서 너희들 빼고 살맛나는 사람이 있나요? 하나도 없거든요”라고 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이분들이 실성을 했나. 공당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인지”라며 “ 뭣 때문에 저렇게 약이 바짝 올랐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조정래를 비판했는데, 왜 성명이 민주당에서 나오는 건지. 당신들 일 아니니까 신경 끄세요”라며 “ '일본 유학생은 모두 친일파다. 150만명을 반민특위에 회부해 처단하자'는 끔찍한 망언이 그저 ‘다소 지나친’ 발언에 불과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너희들이 미학을 아세요? 평소에 책은 읽으세요? 참고로 내가 쓴 책, 당신들 교육부와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실수로(?) 우수학술도서로 선정했으니, 앞으로 이런 불상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빨리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으세요”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아무튼 잘 됐네요. 어차피 한번은 민주당의 세계관으로서 NL 민족주의에 대해서 다루려고 했는데, 그 성명서도 묶어서 그때 함께 제대로 다뤄드리죠”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글 말미에 “근데 저 분노는 조정래 선생을 위한 것인가요? 아니면 대통령 영애를 위한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아무튼 대통령 따님이 일본유학 했다고 친일파로 몰아간 사람은 따로 있어요. 민경욱이라고”라며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작가가 그런 극우파와 같은 수준이라는 것 자체가 스캔들이다”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조정래 작가는 15일 "진중권이라는 사람이 저를 비난하고, 심지어 대통령 딸까지 끌어다가 조롱하고 그랬는데 그 사람도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진 전 교수를 비난했다.

조 작가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 이같이 말하며 "그래서 저는 지금 그 사람한테 공개적인 진정어린 사죄를 요구한다. 만약에 하지 않으면 작가의 명예를 훼손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라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선 "‘토착왜구’라고 하는 주어부를 빼지 않고 그대로 뒀다면 이 문장을 가지고 그렇게 오해할 이유가 없고 제대로 국어 공부한 사람은 다 알아듣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토착왜구라 우리가 부르고 있는 그 사람들이 일본에 유학을 갔거나 연수를 갔거나 다 일본과 접촉하고 돌아와서 이렇게 변질돼버렸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유학파들에 대해선 "지금 언론의 왜곡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그분들께서 잠시라도 기분이 언짢았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으셨으면 제가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그분들에게 제가 신문을 대신해서 우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겠다"고 언론탓을 했다.




이 같은 조 작가 주장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쓸 데 없는 말장난"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현장의 워딩을 봅시다.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라며 "조정래씨는 이 문장의 주어가 '토착왜구'인데, 언론에서 이를 빼버렸다고 해명합니다. 말이 안 되죠. 자, 그의 말대로 '토착왜구'가 문장의 주어였다고 합시다. 그럼 괴상한 문장이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자들은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됩니다. 민족반역자가 됩니다'. 일본에 가기 전에 이미 토착왜구인데 어떻게 일본에 유학 갔다 와서 다시 친일파가 됩니까? 이게 말이 되려면, 친일파가 일본에 건너가면서 애국자로 거듭났다가 거기서 다시 친일파가 되어 돌아와야 합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냥 감정이 격해져서 말실수를 했다고 하면 될 것을....아마 이런 얘기를 하려고 했겠지요. '토착왜구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일본 유학파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에 유학 갔다가 친일파가 되어 돌아옵니다'"라면서 "문인이라면 문장을 제대로 써야죠. 거기에 '무조건 다'라는 말이 왜 필요합니까? 그 낱말들이 들어간 이상 문장은 당연히 일본유학생은 무조건 다 친일파라는 식으로 읽힐 수밖에 없죠. 근데 그 잘못을 왜 애먼 언론에 뒤집어 씌우는지"라고 힐난했다.


그는 나아가 "사실 그의 발언의 끔찍함은 다른 데에 있습니다. 특별법을 만들고 반민특위를 설치해 인구의 '150만~160만'에 달하는 친일파들을 처단하자, 무서운 건 이 발상이죠. 도대체 그 수치는 어디서 나왔고, 특정인을 '친일파', '민족반역자'이라 판정하는 기준은 뭡니까?"라고 반문한 뒤, "'토착왜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에 대한 문제의식은 아예 없어 보입디다. 그게 과거에 이견을 가진 이들을 '빨갱이'라 몰아서 탄압하던 독재정권의 행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요. 극우들도 남한에 간첩이 수백만이니 색출해 처단하자고 하잖아요"라고 질타했다.

결론적으로 "이영훈의 국가주의나 조정래의 민족주의나, 어차피 뿌리는 같아요. 어차피 식민종주국에선 국가주의자가 곧 민족주의자입니다. 식민지였던 나라에서나 그 둘이 분리되지"라면서 "그 유치한 '해방전후사의 인식'도 이젠 시대에 맞게 개정할 때가 됐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5일 조정래 작가에 대해 "자신을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여기는 이 권위의식이 저를 매우 불편하게 합니다"라고 힐난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 가지 당혹스러운 것은 자신을 '대선배'라 칭하고 '사회적 지위를 내세우며 '무례와 불경'을 말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 작가가 자신이 말한 '토착왜구'란 ‘반일종족주의’의 저자들을 가리킨다고 해명한 데 대해 "이 역시 이상하다. 왜냐하면 단죄해야 할 친일파의 수가 150, 160만에 달한다고 했거든요. 무슨 책을 150, 160만이 공동저술을 합니까"라고 반박했다.

그는 조 작가가 고소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선 "법에 호소하는 것은 그의 권리이니 존중해 드리죠"라면서 "저는 이 진흙탕에 빠지지 않고, 이 문제를 역사철학에 관한 학문적 논쟁으로 승화하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독일에서 있었던 '역사학자 논쟁'(Historikerstreit)이 좋은 모델이 되겠지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관점은 이영훈이나 조정래나 각자 합리적 핵심은 갖고 있으나, 동시에 둘 다 역사수정주의의 편향에 빠져 있다는 것"이라며 "그 시대착오로 인해 논쟁이 전쟁이 되고, 나라가 해방전후사로 후퇴하는 거죠. 고소 당한 기념으로 이 작업을 좀 더 진지한 저술작업으로 연결시킬 예정입니다. 이 지긋지긋한 역사정치에 적어도 이론적으로나마 종지부를 찍고 싶습니다. 학문은 그냥 학문이어야 합니다. 이념이나 정치의 수단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issuegate.com/news/view.php?idx=882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Warning: include_once(../news/side_banner_menu.php): failed to open stream: No such file or directory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Warning: include_once(): Failed opening '../news/side_banner_menu.php' for inclusion (include_path='.:/usr/share/pear:/usr/share/php')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